"해킹 걱정 없이 100㎞ 밖서 장거리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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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함병승 교수, 양자메모리 기술 개발
저장 1~2초로 늘려…최대 난제 '소음' 해결
저장 1~2초로 늘려…최대 난제 '소음' 해결
스마트폰, PC 등 모든 전자기기가 통신망으로 연결된 탓에 언제 어디서든 해킹으로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는 시대다. 국내 연구진이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차세대 통신인 ‘양자통신’을 장거리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함병승 인하대 전기공학부 교수(창의연구단 광양자정보처리연구단장·사진)팀이 이 같은 성과를 내 미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PRA 라피드 커뮤니케이션즈’ 4월호에 실린다고 20일 발표했다.
양자신호를 실어나르는 양자통신에는 양자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이 메모리의 기본 개념은 ‘에코’와 ‘재위상’이다.
예를 들면 1000m 달리기에 10명이 뛸 때, 출발선에 사람들이 가지런히 모여 있는 것을 ‘양자 정보 입력’이라고 하자. 출발 후 특정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마다 간 거리(위상)가 제각각이다. 이는 ‘양자 정보 유실’에 해당한다. 반면 이때 ‘뒤로 돌아 뛰어’란 명령을 하면 (속도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동일한 순간 사람들이 출발선에 다시 모이게 된다. 이것이 정보가 재생되는 ‘재위상’이라고 하며, 이 시점을 ‘에코’라고 한다.
장거리 양자통신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양자신호는 광섬유나 공기를 따라 전송되는 경우 전송거리에 반비례해 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통신과 같이 증폭기나 중계기를 쓸 수가 없다. 또 해킹이 일어나는 순간 바로 신호가 깨져버린다. 오직 재위상을 통한 ‘양자 반복’을 할 수 있어야만 양자통신이 가능하다. ‘양자 반복기(repeator)’가 그 역할을 하며, 이를 구현하는 게 양자 메모리다. 그런데 양자신호는 재위상을 하면 쓸데없는 소음이 많이 생긴다. 뒤돌아 뛰기를 할 때 서로 엉켜 어수선한 광경이 연출되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00㎞ 이상의 장거리 양자통신을 가능케 할 양자메모리 설계기법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함 교수는 “양자정보 유실을 효과적으로 막는 ‘광잠금’ 포톤에코 방식과 재위상을 한번 더 하는 ‘이중재위상’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소음도 없고 정보 저장 시간이 1~2초에 달하는 양자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자메모리 저장시간은 1000분의 1초에 불과했다. 미국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 양자메모리 없이 수십㎞ 단위의 ‘유사 양자통신’을 구현한 바 있으나 이마저도 100㎞를 넘어선 적은 없다.
함 교수는 “양자통신 구현의 최대 장벽인 소음을 해결하려고 각국이 애를 쓰고 있는데 국내 연구팀이 단독으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장거리양자통신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실제 양자신호를 이용한 ‘양자 리피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 양자신호
빛의 양자상태를 이용해 보내는 신호. 빛은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파동치며 상태를 바꾸는데 이를 ‘양자상태’라고 한다.
◆ 양자메모리
양자신호를 토대로 정보를 저장했다 꺼내 쓸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디지털 전기신호(0,1)를 토대로 정보를 저장했다 꺼내 쓰는 D램과 대조된다. 빛의 기본 구성 입자인 ‘광자’가 모습을 바꿔 특정 저장장치에 담기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한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이론적 개념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교육과학기술부는 함병승 인하대 전기공학부 교수(창의연구단 광양자정보처리연구단장·사진)팀이 이 같은 성과를 내 미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PRA 라피드 커뮤니케이션즈’ 4월호에 실린다고 20일 발표했다.
양자신호를 실어나르는 양자통신에는 양자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이 메모리의 기본 개념은 ‘에코’와 ‘재위상’이다.
예를 들면 1000m 달리기에 10명이 뛸 때, 출발선에 사람들이 가지런히 모여 있는 것을 ‘양자 정보 입력’이라고 하자. 출발 후 특정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마다 간 거리(위상)가 제각각이다. 이는 ‘양자 정보 유실’에 해당한다. 반면 이때 ‘뒤로 돌아 뛰어’란 명령을 하면 (속도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동일한 순간 사람들이 출발선에 다시 모이게 된다. 이것이 정보가 재생되는 ‘재위상’이라고 하며, 이 시점을 ‘에코’라고 한다.
장거리 양자통신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양자신호는 광섬유나 공기를 따라 전송되는 경우 전송거리에 반비례해 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약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통신과 같이 증폭기나 중계기를 쓸 수가 없다. 또 해킹이 일어나는 순간 바로 신호가 깨져버린다. 오직 재위상을 통한 ‘양자 반복’을 할 수 있어야만 양자통신이 가능하다. ‘양자 반복기(repeator)’가 그 역할을 하며, 이를 구현하는 게 양자 메모리다. 그런데 양자신호는 재위상을 하면 쓸데없는 소음이 많이 생긴다. 뒤돌아 뛰기를 할 때 서로 엉켜 어수선한 광경이 연출되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00㎞ 이상의 장거리 양자통신을 가능케 할 양자메모리 설계기법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함 교수는 “양자정보 유실을 효과적으로 막는 ‘광잠금’ 포톤에코 방식과 재위상을 한번 더 하는 ‘이중재위상’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소음도 없고 정보 저장 시간이 1~2초에 달하는 양자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양자메모리 저장시간은 1000분의 1초에 불과했다. 미국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 양자메모리 없이 수십㎞ 단위의 ‘유사 양자통신’을 구현한 바 있으나 이마저도 100㎞를 넘어선 적은 없다.
함 교수는 “양자통신 구현의 최대 장벽인 소음을 해결하려고 각국이 애를 쓰고 있는데 국내 연구팀이 단독으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장거리양자통신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실제 양자신호를 이용한 ‘양자 리피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 양자신호
빛의 양자상태를 이용해 보내는 신호. 빛은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파동치며 상태를 바꾸는데 이를 ‘양자상태’라고 한다.
◆ 양자메모리
양자신호를 토대로 정보를 저장했다 꺼내 쓸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디지털 전기신호(0,1)를 토대로 정보를 저장했다 꺼내 쓰는 D램과 대조된다. 빛의 기본 구성 입자인 ‘광자’가 모습을 바꿔 특정 저장장치에 담기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한다.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이론적 개념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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