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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 예고한 김정은, '先軍정치ㆍ주체의 함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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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지도부 어떻게 볼 것인가 - 북한 전문가 좌담

    北, 노림수 뭔가
    '체제인정' 고도의 선전선동…핵안보회의 前 존재 과시

    김정은 리더십 문제 없나
    군부와 당 사이서 매끄러운 통제 안되는 듯

    정부 대응책은
    특사 통한 해결 아닌 공개루트로 관계 개선을
    "미사일 예고한 김정은, '先軍정치ㆍ주체의 함정'에 빠졌다"

    참석자 - 문정인 연세대 교수, 장달중 서울대 교수,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사회)


    천안함 폭침 2주기(26일)를 앞두고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하며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과 미국 간 ‘2·29 합의’ 이후 본격적인 대화국면에 접어든 상태에서 돌연 도발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북한경제 글로벌포럼 2012’ 개최를 앞두고 20일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가 무엇을 뜻하는지와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의 사회로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참석했다. 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체제가 대외 강경 공세에 나서는 시작점이라는 점에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김주현 원장(사회)=북한이 미국과 합의를 이룬 직후에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지금 상황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짚어보자.

    문정인 교수=광명성 3호 발사는 내달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에 맞춘 상징적인 행사로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강성대국 원년을 드러내는 행사가 필요한데 경제적으로는 성과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충분히 가능한 행보다. 북한은 애초에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떤 로켓의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국내적으로 체제를 공고화하면서 ‘주권국가로서 위성을 쏘아 올릴 권한이 있다’는 원칙주의적인 입장을 알리는 효과도 있다. 군부도 외부사회와의 긴장이 고조되면 내부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로켓 개발,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기득권 세력의 이해도 맞물려 있다. 이처럼 여러 이유로 발사가 계획된 만큼 북한이 절대 양보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미사일 예고한 김정은, '先軍정치ㆍ주체의 함정'에 빠졌다"
    장달중 교수
    =내부적으로 김정은 지도체제의 불안정이 반영된 것 같다.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때는 김정일의 리더십이 확고하게 작용하던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미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를 놓고 내부 혼선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 미국과의 협상보다는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을 확립하고 체제 단속을 주장하는 세력들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재진 전 원장=전략적 판단과 정책적 혼선이 혼재한 결정이다. 김정은 집권 후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체제 생존을 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동시에 북한의 가장 큰 현안은 강성대국이고 김정은 권력의 안정화다. 김정일 100회 생일을 기해 김정은이 당 총비서나 국방위원장에 취임할 가능성이 큰데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군부가 오래전부터 기획했을 것이다. 또 오는 26일부터 서울에서 있을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카드 역시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회=지금 북한의 리더십은 어떤 상태인가.

    문 교수=김정은은 군림할 뿐 실질적인 통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한 정책결정은 국방위원회와 정치국 상무위원 중심으로 장성택과 이영호가 주축이 돼 이뤄지는 시스템이 완성돼 있다고 본다. 주목할 것은 ‘주체의 함정’이다. 북한은 자기들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때문에 모든 포커스를 김일성 생일에 두고 정책을 결정한다. 또 김정은 체제 출범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자신들을 인정해 달라는 측면도 있다.

    사회=미국은 광명성 3호 발사 땐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정권은 미국과의 신뢰회복 과정에서 입을 타격보다 내부체제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일까.

    서 전 원장
    =북한은 올해 대선을 앞둔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들의 주도에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장 교수=북·미 합의에도 불구하고 군부의 결론은 ‘그래도 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였던 걸로 보인다. 김정은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요구하는 장성택과 강경군부세력을 대표하는 이영호 사이에서 매끄럽게 통제를 못하는 모양새다.

    문 교수=군부와 외무성 사이에 이견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은 체제유지에 있어서는 강경파와 온건파의 구분이 없다. 광명성 3호 역시 ‘장거리 로켓 발사로 민심을 얻고 새로운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려는 것’으로 북한 체제의 논리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장 교수=최근 대남공격이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점에서도 내부의 불안함이 있다.

    사회=광명성 3호 발사 이후 우리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또 국제사회는 어떻게 나올까.

    서 전 원장
    =북한은 지난 20년간 행동을 먼저 한 뒤 협상을 해왔다. 핵실험, 연평도 포격 등 큰 도발을 내놓고 한·미·중의 반응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제 국제사회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 북한은 지금 경제적으로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문 교수=창의적인 해결방법이 필요하다. 4월14일께 발사할 가능성이 큰데 아직 시간이 있다. 제재와 압박은 북한의 추가적인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광명성 3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라늄농축 중단, 플루토늄 동결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핵활동 동결을 유지하도록 하고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이 협력적으로 나오게끔 유도할 필요가 있다.

    장 교수=광명성 3호 발사는 외부 자극을 통해 내부정치 안정을 꾀하려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권력의 과도기에서 과격하게 대응하는 건 위험하다.

    서 전 원장=북한에 있어 엄청난 소탐대실이 될 것이다. 체제구축을 얻을 수 있지만 국제사회로 나올 기회를 잃게 된다.

    문 교수=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방관만 할 수도 없다. 응징 역시 대안이 아니다. 북·미 간 합의가 파기되면 미국 오바마까지도 강경하게 나올 수 있고 일본도 북송 일본인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도 과거처럼 북한을 옹호하기 어렵고 우리 역시 선거국면에서 여야 없이 강경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사회=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더 강경한 선택을 할까.

    서 전 원장
    =이번 선택은 북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이 자기 권력을 공고히 해나가는 선군정치의 방식이다. 결국은 3차 핵실험이 이 로드맵의 최종적 목표다.

    문 교수=북은 과거 어느 때보다 외자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강성국가와 동시에 주민들의 경제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유화적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강경모드는 외부의 반응에 따른 것이다. 긴장을 완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현 정부는 앞으로 남은 1년간 무엇을 해야 하나.

    서 전 원장=지금의 대북정책으로 그대로 가는 게 가장 무난하다. 괜히 북한 관련 이슈를 만들면 선거국면에서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장 교수=국제공조로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 상태에선 정부가 대북특사 등 비공식적인 방식을 선택하면 역풍을 맞는다. 정부 공식채널을 통해 북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를 푸는 상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서 전 원장=통일정책에 대한 어떤 큰 로드맵을 차기정부가 준비해야 한다.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변곡점의 의미를 잘 파악해 거기에 상응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문 교수=북한이 행동을 내놔야 한다. 광명성 3호 발사 때 남한 언론도 불러야 한다. 또 우주적 평화적 이용을 위한 실용위성임을 강조하고 싶다면 그와는 별개로 비핵화 의지를 밝혀야 한다. 북한 역시 남한이 움직일 여지를 줘야 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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