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매장 '애물단지'서 패션 핫아이템으로…백화점 '안경 매장'의 귀환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영스트리트존’. 잠실점이 3개월여간의 리뉴얼 공사를 통해 올 1월 말 새로 선보인 영패션 전문관이다. 이곳엔 유니클로 지오다노 TBJ 티니위니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10여개 캐주얼 브랜드와 함께 안경전문숍인 룩옵티컬이 자리잡고 있다. 의류가 아닌 매장으로는 유일하다.

영업면적 61㎡(약 18.5평)로 패션매장 크기만한 이 안경점에선 지난달 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조형순 롯데백화점 잡화MD(상품기획)팀 선임상품기획자는 “면적당 매출을 비교하면 영스트리트존 전체 평균보다 30% 높다”며 “성수기인 여름 시즌에는 1억원을 넘는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에서 애물단지 취급받던 안경점이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잡화매장 한쪽에 자리잡았던 안경점이 최근 들어 20~30대가 즐겨찾는 패션코너로 유명 패션브랜드 매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20~30대 사이에서 안경이 ‘아이웨어’로 불리며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트렌드를 반영해 백화점들이 안경패션 전문숍들을 속속 입점시키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하반기에 서울 미아점과 건대스타시티점, 고양 일산점, 부산 광복점 등 10개 점포에 알로 룩옵티컬 등 안경매장을 새로 입점시켰다. 올해도 잠실점에 이어 오는 29일 문을 여는 안양 평촌점, 5월 리뉴얼이 끝나는 부산본점에도 추가로 안경매장을 낼 예정이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점포가 지난해 초 9개점에서 22개점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1년간 목동점 중동점 대구점 울산점 광주점 등 5개 점포에 안경 전문숍을 새로 들여놔 입점한 안경매장이 모두 12곳으로 증가했다.

입점 위치도 잡화매장에서 영패션층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 청량리점에서는 유니클로와 지오다노가 있는 지하 1층, 영등포점에선 영패션 브랜드들이 있는 8층, 광복점에도 영패션 브랜드가 집결한 3층에 들어섰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영패션전문관인 유플렉스에 자리잡고 있다.

안경매장의 월평균 매출도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 2010년만 해도 안경매장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2000만~3000만원이었으나, 올 들어선 4000만~5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재민 현대백화점 바이어는 “20~30대는 안경을 자신의 패션감각을 표현하는 아이템으로 여긴다”며 “최근 브랜드화되는 안경전문 편집숍에서 의류처럼 패션아이템으로 안경을 고르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