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서비스 관련주들 주가가 최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종량제 시행 확대 등을 통해 음원 가격 인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원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저작권자들의 수익배분 비율이 상승하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수혜폭은 제한적인 반면 음원 제작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오후 1시 15분 현재 소리바다는 전날보다 49원(5.18%) 오른 9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들어 90% 이상 급등했다. 이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한 KT뮤직도 이달 들어 26% 가량 급등했다. 로엔도 5% 가량 올랐다.

최근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종량제 시행 확대와 음원 가격 인상, 음원 제작자 실연자 저작권자 등 권리자의 수익배분 비율 상승 등 두 가지 변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국내에 음원 한 곡을 다운로드 할 때 600원을 내야 하는 종량제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멜론, 엠넷, 벅스 등 국내 플랫폼 업체는 정액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어 종량제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많지 않다.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아이튠즈를 통해 음원 한 곡을 다운로드 할 경우 요금은 각각 1100원, 1750원, 1900원, 2750원 수준이다.

이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연)는 올초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에 종량제를 바탕으로 디지털 음원 가격을 인상하는 '음원사용료 개정안'을 제출했다. 문화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제출된 개정안 심의를 의뢰했고 현재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문화부는 개정안의 최종 승인 주체로 빠르면 4월 중에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화부가 권리자의 개정안 자체를 반려할 가능성이 있지만 반려하기 보다 시장 충격을 고려해 음원 가격 인상폭과 종량제 시행 범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권리자 연합의 개정안에서는 디지털 음원을 다운로드 하거나 스트리밍 할 때 곡당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음저협, 음제협, 음실연 등 세 권리자 협회는 곡당 다운로드 가격을 600~1000원 수준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에도 스트리밍을 할 때마다 20~30원의 요금을 내는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종량제 확대와 음원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는 기존 정액제 패키지(월 9000원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150곡 다운로드 가능)보다 3~10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한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음원단체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음원 서비스 시장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음원 가격이 상승하고 종량제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확대됐을 때 주요 음원 플랫폼 사업자 5개의 유료 가입자가 50만명 감소하고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2배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주요 음원 플랫폼 사업자의 음원 관련 매출액은 2010년 2065억원에서 340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초기에 가격 저항으로 가입자 수가 다소 감소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스마트기기 이용이 확산되고 LTE 및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이 조성되면서 음원의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수요가 더 늘어나 음원 시장 규모는 궁극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권리자의 수익배분 구조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어서 음원 제작사의 수혜 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시장에서 권리자는 오프라인 서비스인 CD 판매 금액의 56.9%,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등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에는 42.5~60%, 휴대폰 컬러링(연결음)과 벨소리 등 온라인 전송서비스의 경우 38.5%를 배분 받는다. 해외 애플 아이튠즈의 경우 곡 판매 금액 중 저작권자(작사·작곡가)와 실연자, 음반제작자 등 콘텐츠 제공자의 배분비율이 70%(세금 10% 포함)를 차지한다.

김시우 애널리스트는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국내 디지털 음원 매출액 비중은 각각 6%, 7% 수준인데 이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음원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제작사의 몫이 커질 것이라며 디지털 음원 매출액의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에 따른 매출액 증가로 영업 레버리지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증권은 이같은 음원시장의 변화 가능성, 해외 진출 확대 등을 고려해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4만28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음원서비스株 '강세', 음원價 인상 기대?…최대 수혜주는 '제작사'
음원 서비스업체의 경우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음원 플랫폼 및 유통업체가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는 있지만 수익배분 비율에서 권리자 몫이 커지게 되면 그 수혜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결국 관건은 디지털 음원 가격이 얼마나 인상되고 수익배분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음원 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음원 가격이 세 권리자 협회의 주장처럼 과도하게 오르면 불법 다운로드가 양산돼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