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든 '스토리텔링 주얼리'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21~27일 공예전을 갖는 진진숙 씨(68·전 한양대 교수).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목걸이와 팔찌, 귀고리 등 그의 작품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주얼리 디자인에서 이름난 작가다.

그는 유리구슬도 쓰지만 터키석이나 자수정 등 원석을 사용해 거친 느낌 그대로 작품화하기 때문에 화려한 듯하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맛을 살려낸다.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만 보석이라고 할 수는 없죠. 색색의 원석을 사용해 과도하게 빛을 내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어울리는 색끼리 매치하고 서로 다른 재료를 조화시키는 게 중요해요. 인도와 네팔 등을 여행하며 모은 펜던트를 기본으로 구슬을 일일이 엮어 만듭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부인인 그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한양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2007년부터 주얼리를 본격적으로 만들었다. 서울 청운동 부근에 낸 주얼리 숍 ‘아틀리에 무’를 2010년 가회동으로 옮겼다. 그의 주얼리 공예는 온전히 손으로만 만드는 것이 특징. 따라서 불이나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손으로 만든 목걸이’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2008년 이후 작업한 목걸이 등 80여점을 내보인다. 그의 장신구들은 비너스 조형물의 오브제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건축물이나 공원에 설치된 조형물이 도시의 미관을 재편집하듯 그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을 재해석하고 아우른다. 초창기 작품이 선과 색의 조화 등 부드러움을 특징으로 했다면 최근에는 물결치는 듯한 우아미에 초점을 맞췄다.

주로 30~40대 취향에 맞게 디자인한 목걸이는 점당 20만~30만원대, 귀고리와 팔찌는 10만원 선에 판매된다. (02)733-444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