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엔텍의 '뚝심 경영'…적자에도 고용ㆍ투자 확대
“실적이 나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올해는 투자를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의료진단기기 업체인 나노엔텍(대표 장준근·사진)의 겁없는 행보가 또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만한 진단 세트 위에 혈액이나 세포를 얹어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를 개발·생산하는 벤처기업.

이 분야에서 120개의 특허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거대 다국적 바이오·의약기업인 바이오라드를 상대로 자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첨단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나 최근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131억원으로 2010년(150억원)보다 1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억원에서 79억원으로 늘었다. 장 대표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및 유럽시장 본격 공략을 앞두고 지난해 개발 인원을 60명에서 90명으로 30명 늘렸다. 또 화성에 있는 공장도 증설했다. 주력제품의 매출부진도 이유지만 영업 손실이 크게 늘어난 주요 원인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라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합병한 자회사 디지탈바이오테크놀로지의 연구·개발 비용을 일시에 상각하고, 부실 가능성 있는 자산을 모두 털어냄으로써 손실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지난해는 잠재적인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투자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라며 “올해도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노엔텍은 오는 9월까지 24억원을 투자, 화성공장에 혈액진단세트 양산을 위해 설비를 보강하는 한편 개발인력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미국과 중국에서는 제품판매를 위한 인증 획득과 시장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며 “기술력이 확실한 만큼 뚜벅뚜벅 우리가 갈 길을 간다면 실적도 저절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