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이하는 루저’라는 말 한마디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던 적이 있다. 대범하게 커온 남자들도 사실은 키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상징하는 일이었다. 사실 키 작은 남자들의 고민은 때론 여성들의 외모 고민을 뛰어넘는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전하는 ‘작은 키 커버법’을 소개한다. 억지로 크게 입기보다는 오히려 몸에 딱 맞는 옷을 고르고, 상의와 모자를 적극 활용해 상대방의 시선을 하체보다는 상체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시선을 상체로 유도하라

키높이 구두 없어도 괜찮아, 코디만 잘해도 커 보이거든~
작은 키를 커버하는 기본은 ‘슬림 핏’(옷을 몸에 딱 맞게 입는 것)이다. 남자들이 자신의 옷 사이즈를 한 치수 정도 큰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100 사이즈가 맞는다고 생각해 매번 100을 사지만, 실제로는 95를 입어야 태가 나는 사람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이렇게 옷을 크게 입으면 작은 키는 더 작아보이게 된다.

하의보다는 상의 쪽에 포인트를 줘서 시선을 위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키가 작고 마르기까지 했다면 어두운 색상의 옷은 체격을 더욱 야위어보이게 하므로, 과감하게 밝은 색상으로 콤플렉스를 보완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면 체크 무늬의 셔츠나 카디건을, 주말 캐주얼 복장이라면 원색의 선명한 컬러 또는 화려한 프린트가 찍힌 티셔츠를 시도해볼 만하다.

티셔츠를 밖으로 빼 입으면 상체가 길어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아예 티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입으라고 조언하는 스타일리스트도 많다.

여기에 하의를 밑단이 좁아지는 형태의 바지로 고르면 다리가 더 길어보이는 효과를 준다. 키가 작아보일까봐 반바지를 꺼렸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엉덩이를 다 가리지 않는 정도의 재킷을 걸친다면 댄디 룩 느낌을 줄 수 있다. 다만 기장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잡화·깔창도 활용해 볼까

키높이 구두 없어도 괜찮아, 코디만 잘해도 커 보이거든~
캐주얼에선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좋다. 모자는 얼굴을 작게 연출해줄 뿐 아니라 키가 커보이는 효과가 있어 키 작은 남성들이 애용하는 아이템이다. 다만 요즘 출시되는 모자 사이즈가 예전에 비해 많이 작아졌기 때문에 적당한 깊이감이 있는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옷차림의 전반적인 느낌을 벗어나지 않는 선이어야 한다.

바지와 신발의 경계선을 이어주는 워커 부츠도 키 작은 남자들이 애용하는 아이템이다. 굽이 있는 데다 키높이 깔창을 넣어도 티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워커 부츠는 통이 넓은 바지엔 잘 안 어울리기 때문에 역시 밑단이 좁아지는 바지와 매치하면 된다. 워커 부츠의 길이가 너무 길면 전체적인 균형을 망가뜨릴 수 있으므로 발목을 넘지 않게 연출하는 것이 좋다.

이미 많은 남성들이 은밀하게(?) 사용 중인 키높이 깔창은 가장 간편한 방법이긴 하지만,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킬힐을 신는 여성들이 발과 허리에 골병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키높이 깔창의 높이는 ‘(발길이-발가락길이)×0.176’ 정도라고 말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