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와 라운드?…신지애 "스윙 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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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넬리파운더스컵 1R
최장타자 린시컴 압도…박희영·청야니 공동선두
최장타자 린시컴 압도…박희영·청야니 공동선두
신지애(24)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CC(파72·6613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도넬리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에서 LPGA투어 최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을 만났다. 린시컴의 올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남자 프로와 비슷한 296야드다.
신지애는 이날 평균 245야드, 린시컴은 280야드를 날렸다. 신지애는 ‘40야드 이상 멀리 치는 장타자를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린시컴은 어떤 홀은 나보다 60야드나 더 나간다. 나는 라운드 도중 린시컴의 스윙을 절대로 안 본다. 린시컴은 나보다 멀리 치고 스윙 템포도 빠르기 때문에 그저 내 볼만 본다”고 답했다. 신지애는 이어 “린시컴이 멀리 치지만 나는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샷에 자신이 있으니 이것으로 커버하면 된다고 속으로 되뇌었다”고 털어놨다.
신지애는 14차례의 티샷을 100% 페어웨이에 떨궜다. 그린적중률 72%, 퍼트 수 26개로 모두 훌륭했다. 보기없이 버디 6개를 낚은 신지애는 공동선두인 박희영(25)과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에게 1타 뒤진 3위에 올랐다. 반면 린시컴은 버디 6개, 보기 3개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린시컴의 드라이버샷은 5차례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퍼트 수도 30개나 됐다.
신지애와 린시컴은 지난달 태국에서도 동반라운드를 했다. 신지애는 “내가 6언더파를 치고 린시컴이 2언더파를 쳤다. 내가 ‘넌 정말 멀리 친다’고 했더니 린시컴은 ‘그럼 네가 내 드라이버를 갖고 2개의 버디를 나에게 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 신지애를 비롯해 ‘특급’으로 분류되는 톱랭커들이 상위권을 점령하며 청야니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됐다.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희영은 10번홀에서 출발해 버디 8개를 잡아오다 마지막홀인 9번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박희영은 “버디 퍼트가 모두 오르막이어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최나연(24)과 서희경(26)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 유소연(22)과 박인비(24)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9위에 포진했다. 상위권에 ‘빅 네임’들이 이처럼 대거 몰린 경우는 드물다.
청야니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전반을 버디와 보기 1개로 이븐파로 마친 청야니는 후반에만 이글 1개, 버디 5개로 7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백나인에서 기록한 29타는 LPGA투어 9홀 최소타에 1타 뒤진 스코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