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지엔터테인먼트 '고평가 논란'을 둘러싸고 증권사 애널리스트간 설전(舌戰)이 벌어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정유석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힙합은 틀이 없다'는 분석 리포트를 내고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체 AVEX의 PER 7.5배를 근거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주가의 고평가를 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3일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고성장 감안해도 현 주가 부담스럽다'는 리포트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와이지엔터의 주가가 공모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해 올해 PER가 이미 25.1배에 달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기본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5만1000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업종 PER(15.9배)에 비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PER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프리미엄 부여는 타당할 수 있으나 아티스트들의 인기도 변화로 영업실적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일본 1위 업체인 AVEX의 경우도 올해 PER가 7.4배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최근 하락세를 탔다.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주가 하락률은 13%에 달한다.

하지만 정유석 애널리스트는 이날 "AVEX의 PER 7.5배를 근거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주가의 고평가를 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AVEX는 수입 레코드 도매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와이지엔터와 주가 비교가 가능한 정도의 동종업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올해 고성장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으므로 와이지엔터 주가에 주식시장 평균 PER 또는 유사 기업들의 평균 PER 등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8만1000원을 유지해 PER 30배를 부여했다. 정유석 애널리스트는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PER 30배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엔터테인먼트 업종 평균 PER에는 와이지엔터와 비교하기 힘든 업체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에스엠과 똑같이 PER 30배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와이지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인기가 추세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힘들다고 본다"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 220억원을 제시했으나 일부 증권사에서는 350억원까지 부여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은 와이지엔터의 올해 영업이익을 회사측 보다 높은 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며 "그럼에도 주가 5만1000원 이상은 고평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