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기지 망언에 全 해군은 참담한 모욕감"
제주 해군기지 공사가 재개된 가운데 ‘제주 해적기지’ 발언에 분노한 시민들이 통합진보당사로 몰려가 강력 항의했다.

대한민국 해군동지회 등 해군예비역 단체 회원들은 12일 서울 대방동 통합진보당사 앞에서 비례대표 후보였던 김지윤 씨의 ‘제주 해적기지’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해적기지 망언을 듣고 목숨을 다해 해양수호 임무를 다한 전 해군장병과 예비역은 참담한 모욕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통합진보당은 국민에 대한 통렬한 사과와 함께 정당을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통합진보당과의 정책연대세력 또한 강력히 거부하고 규탄한다”며 민주통합당을 겨냥했다.

탈북 여성단체 뉴코리아여성연합 회원들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현실은 외면하면서 국민을 지키는 군대를 경멸하는 종북·친북 세력들의 속셈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싫다면 북한에 가서 1주일만 살아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상악화로 일시 중단됐던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발파 공사가 재개됐다.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측은 “연이은 발파 후 부지정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발파 공사를 재개했다”며 기존과 비슷한 규모로 발파작업이 4회에 걸쳐 케이슨 제작장 조성부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11일 풍랑주의보로 화순항에 대피했던 준설선이 강정항으로 오지 못해 수중 평탄화 작업은 미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발파를 위해 화약이 반입된다는 소식을 들은 환경단체와 주민 등 해군기지 반대 측 50여명은 이날도 작업장 입구에서 농성을 벌이며 구럼비 해안의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제주자치도가 해군의 공사 정지를 위한 행정 절차에 돌입,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하루 공사가 지연될 때마다 1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다”며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에 따라 이번주에는 방파제 골조로 쓰일 ‘케이슨’도 추가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