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그룹주펀드 수익률 살펴보니…LGㆍ삼성 '날개', 한화ㆍSK '부진'
주도 업종이 바뀌면서 그룹주펀드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 부활에 LG그룹과 삼성그룹 펀드 수익률은 날개를 달았지만 자동차주 주가 부진에 현대그룹 펀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범LG그룹주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11.57%(9일 기준) 수익을 올려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9.13%)을 뛰어넘었다. 범LG그룹은 LG, GS, LS그룹을 통칭한다. 삼성그룹 펀드도 이 기간 10.52%의 수익률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나머지 그룹주펀드는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범현대그룹(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펀드는 연초 이후 6.72%에 그쳤고, SK그룹펀드도 8.49%에 머물렀다. 한화그룹주 펀드는 올해 수익률이 2.93%에 불과했다.

○IT 비중에 따라 수익률 갈려

이 같은 엇갈린 성과 뒤에는 그룹별 업종 비중 차이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종이 주도주도 떠오르면서 그룹 내 IT 비중에 따라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발생했다”며 “LG그룹과 삼성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은 IT 중심으로 상승한 이번 장에서 수익률 개선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펀드별 보유종목의 주가 변화를 살펴보면 LG그룹주 펀드의 경우 LG이노텍이 올 들어 48.1% 올랐고 LG전자LG디스플레이도 각각 19.1%와 13.0% 상승했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G화학도 18.9% 오르며 펀드 수익률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삼성그룹은 IT 계열에서 삼성전기(23.1%), 삼성전자(13.9%) 등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그밖에 삼성중공업(47.9%), 삼성테크윈(25.6%), 삼성엔지니어링(14.4%), 삼성증권(18.5%), 삼성생명(13.7%) 등 중공업과 금융계열도 호조를 보였다.

반면 범현대그룹은 현대미포조선(59.2%)과 현대중공업(29.6%)의 상승폭이 컸지만 펀드 내 보유비중이 높은 현대차(0.0%) 현대모비스(-4.6%) 현대글로비스(-5.3%) 등이 발목을 잡았다.

○업종별 향후 전망 잘 살펴야

전문가들은 IT업종이 당분간 계속 주도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LG그룹과 삼성그룹주 펀드의 선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47%와 42.7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52.59%, SK이노베이션SK텔레콤은 각각 33.54%와 16.16% 감소할 것으로 추정치가 집계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대상 그룹의 업종 비중과 경기 사이클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