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돈잔치'…기본급 500% 보너스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인수·합병(M&A)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기본 임금의 500%에 달하는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인수를 극렬히 반대해온 외환은행 노동조합을 달래기 위해 하나금융이 과도한 보너스를 약속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과급 200%, 300%씩 나눠 지급

외환銀 '돈잔치'…기본급 500% 보너스
하나금융은 지난달 17일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합의를 하면서 연말 성과급을 200%까지 주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오는 6월까지 300%를 추가 지급하기로 하나금융이 약속했다고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총 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주는 것이다.

이 같은 대규모 보너스는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통상 은행들은 연말 성과에 따라 기본급의 100~200%의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특히 과거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도 보너스는 기본급의 300% 수준이었다.

한 외환은행 지점장은 “당초 500%를 한꺼번에 주기로 했으나 하나은행 직원들이 ‘역차별한다’며 반발이 심해 성과급을 나눠서 주기로 했다”며 “일종의 이면 합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급별로는 최하위 직급은 1400만원 수준이고 최상위 직급인 지점장급은 2500만원가량을 받게 된다. 한편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이달 내 200~250%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월 급여의 150%와 피복비를 지급했다.

○씁쓸한 하나은행 직원 반발 확산

일각에선 외환은행 직원 성과급 500%가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에 비해 고임금을 받으며 생산성이 크게 높지 않은 은행권에서 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는 것이 적절하냐에 대해 전문가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0년 제조업 근로자의 연봉은 2986만원, 건설업 3105만원인 데 비해 금융업은 4850만원이다. 반면 한국 금융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을 100으로 했을 때 101이며 1인당 국민소득(GNI)과 견준 금융 업계의 평균 연봉의 경우 한국(2.1배)이 미국(0.95배)에 비해 훨씬 높다.

외환은행이 지난해 1조7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도 대부분 현대건설 매각 관련 특별이익(세후 8756억원)이어서 성과와는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노조는 “연봉이 높은 외환은행이 그동안 시위를 하느라 영업을 안했는데도 보너스까지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 수준은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외환은행이 517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4900만원), 국민(4800만원), 우리(4450만원), 하나(38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하나금융 간 이면 합의를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