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워킹’으로 유명한 삼성이 임직원 건강 챙기기에 나섰다. 올해부터 걷기,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사내 동호회 농구·축구 대회를 개최한다. 성과만 챙기지 않고 직원들의 건강, 삶의 질에도 관심을 쏟겠다는 뜻이다. 건강해야 열심히 일할 수 있고,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다.

삼성그룹은 오는 4월 임직원 대상의 걷기 프로그램인 ‘S워킹(S Walking)’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참여를 원하는 임직원은 그룹에서 만든 ‘S워킹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으면 된다. 이 앱은 GPS를 통해 하루 몇 걸음을 걷는지, 얼마나 긴 거리를 걸었는지 알려준다. 회사 서버를 통해 자신의 도보량이 참여자 중 상위 몇%에 포함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러닝머신을 뛰었을 땐 수동으로 입력하면 된다. 회사 안팎의 걷기 좋은 길이나 맛집 등 걷기 관련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건강엔 걷기 이상으로 좋은 게 없다”며 “임직원들이 걸을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해 건강을 지키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원 디지털시티 등 삼성 밀집지역에 ‘올레길’을 설치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하반기엔 다이어트 프로그램인 ‘다이어트킹’을 시작한다. 개그콘서트 ‘헬스걸’ 코너 등 방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신청한 임직원들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에 나선다. 이들의 다이어트 과정을 사내방송 등으로 내보내 감량에 성공토록 유도하게 된다. 처음엔 수십명 수준으로 시작해 시즌2, 시즌3 등으로 꾸준히 이어나가고 참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말 82개 계열사의 수백여개 축구·농구 동호회가 참여한 가운데 개막하는 ‘블루윙즈컵 삼성동호인 축구대회’와 ‘썬더스컵 삼성동호인 농구대회’도 같은 맥락이다. 자발적으로 대회에 참여한 수천여명의 임직원들은 6개월 동안 예선리그를 거쳐 오는 10월 수원월드컵경기장(수원)과 잠실 실내체육관(농구)에서 결승전을 갖게 된다. 국내 20만명 임직원 중 80%에 이르는 20~30대 젊은 ‘삼성맨’의 건강을 위해 기획했다.

삼성 관계자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애사심이나 충성도 등을 높이기 위해 체육대회를 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며 “건강해야 활력있게 일할 수 있으며, 스포츠를 통해 소통도 확대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여러 건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