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張펀드 '배당 20배' 놓고 한판승부
이번 주(12~16일) 12월 결산법인 상장사 211곳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유가증권시장법인 154개사와 코스닥시장법인 57개사다. 특히 16일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LG전자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등 대기업을 비롯해 총 192곳의 주총이 몰려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777곳의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현재 1155곳이 주총 일정을 확정했고, 60곳이 지난주까지 주총을 마쳤다. 이번 주 주총에서 주요기업들은 사업구조 개편과 신사업 추가,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16일은 대기업 주총데이

16일에는 삼성 현대 포스코 LG 등 주요그룹의 주총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1위, 11일 기준)를 비롯해 현대차(2위) 포스코(3위) 현대모비스(5위) 현대중공업(6위) LG전자(14위) 삼성물산(17위) 삼성중공업(27위) 삼성엔지니어링(28위) 현대제철(30위) LG생활건강(32위) 등이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의 분할 계획을 승인받는다. 이사의 보수한도를 기존 37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건도 결의한다. 현대모비스는 정관 변경을 통해 토목건축·산업설비 사업 등을 삭제하고, 신성장·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과 전기·전자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그룹 오너 일가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주총에서 계열사 현대제철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주총에도 한진그룹 3세들의 사내이사 등재 안건이 올라갈 예정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외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결의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유족에게 40억원의 특별공로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남양유업·장하성펀드 표 대결

16일 열릴 남양유업의 주총에서는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의 주주제안이 통과될지 관심사다. 지난해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주총에 배당 등의 주주제안을 냈다가 패배한 장하성펀드는 올해 1.8% 지분을 보유한 남양유업 주총에서 배당금 증액과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당초 회사 측은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1000원, 우선주 10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으나 장하성펀드는 이보다 20배가량 많은 2만5000원과 2만5050원을 제안했다. 4.51%(3만2486주)를 보유한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도 주주제안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2.43%(1만7514주) 지분을 가진 KB자산운용도 회사 측 배당안에 반대의견을 표했다. 현재 남양유업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인의 지분은 31.5% 수준이다.

산업용 플랜트전문업체인 한텍엔지니어링은 올 주총에서 사명을 ‘웰크론한텍’으로 바꾸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을 경영권 방어조항을 정관에 마련할 예정이다. 주총 결의 방법을 초다수결의제로 개정하고, 적대적 M&A로 경영진이 퇴직할 경우 거액(50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동판제조·가공 업체인 이구산업 주총에는 소액주주 김기영 씨가 이사회 추천 후보와 다른 감사 후보를 제안해 표 대결을 벌인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