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수시장 강화…에이블씨엔씨·락앤락·CJ오쇼핑 유망
‘표면적인 경제성장률 목표치 조정보다는 바탕에 깔린 정책 변화에 주목하라.’

지난 5일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7.5%로 설정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투자 전략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대중 수출 비중이 20%를 넘는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이미 세계 2위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7%대 성장률도 낮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이 기존의 수출 위주 성장에서 내수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실제 성장률은 8~9% 전망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이 경착륙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매년 목표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중국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8%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기간 실제 성장률은 9%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성장률이 11.3~14.2%에 달했다.

올해도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은 목표보다 1%포인트 이상 높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 안정모 대표는 “성장률 목표는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이 정도 성장률은 유지하겠다는 마지노선의 의미로 봐야 한다”며 “실제 성장률은 8.5%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구 대표는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연간 10% 내외 성장을 지속해 온 것을 감안하면 8%대 성장은 경착륙이 아닌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강해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1.5%인 8000억위안으로 늘리겠다고 했다”며 “내수소비 진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긴축완화 속도 느려질 가능성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큰 틀에서 긴축완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성장률 목표를 낮춘 만큼 긴축완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상무는 “성장률 목표를 낮추면서도 물가상승률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4%로 정했다”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석우 대표는 “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은 긴축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금리 인하에는 신중해질 것”이라며 “섣불리 금리를 내리면 중국 기업의 과잉투자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옥석 소장은 “성장률 목표가 낮아진 만큼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정호 대표도 “본격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련 소비주 주목

중국이 수출보다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내수소비 관련주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음식료 의류 화장품 등 필수소비재 업종에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이 이에 해당된다.

이헌상 팀장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소비재와 유통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에이블씨엔씨 락앤락 CJ오쇼핑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효근 대표는 “철강 화학보다는 소비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제닉, 오리온, 아모레퍼시픽을 유망주로 제시했다. 강준혁 대표는 한국콜마를 유망주로 꼽으면서 “베이징콜마를 통해 중국 내 성장 기반을 확보했고 올해부터 중국 암웨이를 통한 수출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백진수 대표도 “음식료 화장품 등 소비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필수소비재 외에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내구성 소비재 업종도 중국 수혜주로 꼽혔다. 최진석 대표는 “중국의 스마트폰과 자동차 보급률이 아직 낮다”며 “삼성전자, 기아차, 한국타이어 등이 내수부양책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기계 화학 조선 등 전통적인 중국 수혜주를 추천하는 의견도 많았다. 안인기 대표는 삼성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동국제강 GS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욱 대표는 “최근 중국 내 철근 유통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철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기계 조선 해운 업종에 관심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며 두산인프라코어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