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9일 오전 7시21분 보도

타이틀리스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골프용품 기업 아큐시네트를 인수한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사모투자펀드(PEF)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인수·합병(M&A) 이후 매출이 늘다 보니 재료를 구입할 운전자금이 바닥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아큐시네트는 부랴부랴 국내 은행에서 1억달러(1130억원)의 신디케이티드론을 받기로 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로 구성된 채권단은 아큐시네트에 1억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을 집행할 계획이다. 1억달러 한도로 필요할 경우 마이너스통장처럼 쓸 수 있는 한도 대출 형식이다. 지난해 인수 금융에 참여했던 국내 은행들이 자금을 빌려주며, 일부 은행은 내부 승인 절차도 마쳤다. 앞서 국내 금융권은 지난해 말에도 아큐시네트에 5000억달러 규모의 한도 대출을 집행했다.

아큐시네트가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는 회사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재료비 등으로 사용할 운영자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매출 성장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거 재무제표를 토대로 운영자금 조달계획을 짜다 보니 자금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이라며 “5000만달러면 충분하다고 예상되지만 앞으로 실적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출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지난 1월 중국 지역 매출이 88% 늘어나는 등 전체 매출이 15%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큐시네트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은행들도 새 수익원을 갖게 됐다. 인수금융과 신디케이티드론을 빌려주면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