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23만원…코스피 안개 걷히나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무사히 넘긴 증시가 9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개월 만에 3%대로 떨어지는 등 중국의 경제지표가 내수경기 부양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온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일부 대외변수가 증시에 우호적인 쪽으로 변하고 있지만, 수급은 아직 꼬여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6737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증시의 최대 불안요소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가 본격적으로 유입될 때까지는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호재에 상승폭 키운 증시

이날 코스피지수는 중국 CPI가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인 3%대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17.54포인트(0.88%) 상승한 2018.3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3.79포인트(0.71%) 올라 539.55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4.24%(5만원) 상승한 123만원으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이 365억원어치를 사들여 상승세를 견인했다.

◆추가 상승 변수는 외국인 수급

주식형 펀드의 대량 환매로 기관의 ‘실탄’이 바닥난 상황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은 증시 추가상승 여부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나흘 연속 ‘팔자’에 나서 이 기간에 1조65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166억원을 순매수해 ‘사자’로 돌아섰지만, “매수세로 본격 전환했다고 말하기는 성급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재성 삼성증권 해외영업팀 이사는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워낙 수익률이 안좋아 한국시장에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게 홍콩 및 싱가포르 현지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상우 한국투자증권 국제영업부장도 “한국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유가 급등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 등 두려움을 주는 뉴스가 나오다 보니 주저하다가 조금씩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중국의 내수부양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거나 유럽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게 확실해져야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집행액 가운데 상당 규모가 ECB의 초단기예금으로 되돌아갔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이 가시화돼야 부동화된 자금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방향 잡히려면 시간 걸릴 듯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순매수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매기(買氣)가 그날 상황에 따라 이 업종 저 업종으로 옮겨다니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 기간을 짧게 잡고, 수익을 실현하면서 빨리 빠져나오는 식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 내 대표주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저평가된 종목에 단기 투자하는 트레이딩 방식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유승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