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9일 두산에 대해 예쌍보다 큰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그룹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1만원을 유지했다.

두산은 전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감자 결정을 공시하였다. 감자는 두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 대해 무상 소각의 방법으로 이뤄지며, 소각 대상 자사주는 보통주 407만2978주, 우선주 37만3055주(1우선주 32만813주, 2우선주 5만2242주)이다. 소각 대상 자사주가 전체 발행주식수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통주 16.4%, 우선주 6.5%이며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약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대로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직접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두산이 택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의 총수를 감소시킬 뿐 유통주식수에 미치는 영향은 없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향후 시장에 출회될 물량부담이 사라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잠재적으로 시장에 출회될 수 있는 주식수가 줄어든 만큼 주당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두산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이미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던 사안으로 그 시행시기가 가까워오면서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되어 왔다는 판단"이라며 "따라서 지난 3, 4분기 다소 부진했던 자체사업의 영업환경 하에서도 두산의 주가흐름을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시현할 수 있게 하는 등 방어기재로서의 역할도 담당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결정된 소각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큰 편이라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두산은 이번 결정을 함으로써 자사주 매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약 6951억원(보통주 6802억원, 우선주 149억원, 2012년 3월 8일 종가 기준) 상당의 잠재적 가치를 포기하게 됐다"며 "경험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두산과 같이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대규모의 자사주 소각은 이례적인 일로 확인되며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두산이 속해 있는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상당 부문 극복됐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계열사들이 자금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룹 내 지주회사로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두산이 보유한 자사주 매각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돼 왔던 만큼, 그룹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