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인천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돈봉투를 돌린 인물이 4ㆍ11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로 지목돼 파문이 예상된다.

인천시의회 이한구 의원(민주통합당ㆍ계양4)은 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0년 7ㆍ28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측이 나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돈을 뿌린 특정후보가 누구인지 끝내 밝히지는 않았으나 당시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민주당 후보는 김희갑 후보로 이번 4ㆍ11 총선에도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 의원은 2010년 7월18일과 7월24일 2차례에 걸쳐 김 후보 자택에서 열린 조찬모임에 참석한 뒤 각각 70만원과 2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조찬 모임에는 각각 10여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처음에는 조찬에 참석했던 당 관계자가 아파트 복도에서 돈봉투를 건넸고,두 번째는 또 다른 당 관계자가 자신의 승용차 창문을 통해 돈봉투를 던지다시피 건넸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받은 현금과 수표의 사진을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이 의원은 이후 김후보의 후원회 계좌로 돈 일부를 돌려주긴 했지만 상당금액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년 동안 침묵하다가 민주통합당의 계양을 지역 공천심사 발표가 임박한 이날 폭로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정후보의 패배가 분명함에도 누구든 전략 공천한다는 것은 또 한번 계양과 인천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폭로배경을 밝혔다.

김 후보는 2010년 7ㆍ28 재보궐선거 당시 송영길 인천시장이 3선을 했던 계양을 지역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 의원조차도 내가 돈봉투를 줬다는 것이 아니라 지인이 줬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며 “선거를 앞두고 돈봉투를 만들어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사안은 이 의원의 투서를 통해 중앙당 차원에서도 이미 조사가 마무리된 사안”이라며 “허위사실 유포로 이 의원을 고소할지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