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외치는 野, 탈북자 문제 외면…쇼라도 좋으니 한 번만 나서달라"
“쇼라도 좋으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도 제발 한번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탈북자 북송에 반대하는 단식투쟁을 하다 실신해 병원에 입원 중인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사진)은 8일 “정치권과 정부, 시민사회단체 등도 탈북자 문제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대병원 병실에서 기자와 만나 “생후 20일 된 갓난아기가 탈북 중에 잡혔는데 이를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느냐”며 “이 아기를 포함한 탈북자들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인데,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1일부터 중국대사관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고, 단식 11일째인 지난 2일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탈북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학자적 양심에서 시작했다. 헌법에서 제일 먼저 가르치는 게 인권이다. 또 헌법과 판례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북한을 떠나는 순간 한국인이다. 한국인임에도 한국의 도움을 못 받는 탈북자를 위해 헌법학자가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했는데.

“탈북자 문제가 점점 악화돼 가는 모습을 보고, 세미나나 서명운동 등으로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목숨을 내놓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간 전개해온 탈북자 북송 반대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가 처음으로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문제를 거론했다. 또 많은 분들이 단식에 동참하는 등 탈북자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분들의 인권이 지켜지기에는 아직 멀었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민주당과 진보당 등 야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벽을 느꼈다. 인권을 주장하는 정당인데,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사이비 인권’을 주장하는 것 같다. 미군 파병을 반대하고 중동 인권운동을 지지하면서 어떻게 고통받는 탈북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나. 이들은 인권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 같다.”

▶‘쇼’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그냥 웃고 넘어갈 뿐 신경쓰지 않는다. 쇼라고 하는데, 야당 의원들은 제발 쇼라도 한번 해줬으면 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