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8일 최근 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그리스 재정 문제 때문이 아니라 오는 6월에 미국 중앙은행(FRB)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종료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보유 증권 중 잔존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증권(3년 미만)을 매각하고 장기증권(6~30년)을 매입해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말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2%에서 1.9%대까지 떨어졌고,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0월 4.3%에서 지난달 4.05%까지 하락했다"라며 "고용, 제조업, 소비, 주택 지표도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여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체 4000억달러 중 지난달 29일까지 2200억달러가 집행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진행률은 약 56%"라며 "앞으로 매달 450억달러가 집행돼 미국 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늘 미리 걱정하고 움직이는 자본시장의 속성에 따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종료 이후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0년에는 1차 양적완화 종료 두 달 전인 1월 초부터, 지난해에는 2차 양적완화 종료 두 달 전인 4월 초부터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증시가 조정을 받았는데, 지난달 22일을 정점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락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최근 유럽 신용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고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종료 이후 미국 국채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3차 양적완화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돼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중단으로 미국 경기의 탄탄한 회복세가 약화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은 이를 소화할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리스 이슈 해결로 주가가 반등하면,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더 늘려기보다는 지난 2개월간 경기민감주 반등에 가려 과매도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수급적으로 지나치게 소외됐던 내수주들을 골라 담을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