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 지분 대량 매각을 앞두고 에버랜드 상장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장학재단이 보유 중인 에버랜드 지분 4.25%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하면서 상장 차익을 노리고 뛰어들 개인투자자를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상당 기간 동안 에버랜드를 상장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상장차익을 기대하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 부사장은 "상장을 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투자를 할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며 "잘못된 장밋빛 전망을 주면 안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학재단은 오는 8~9일 이틀간 매각 주간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보유중인 에버랜드 지분 4.25%를 매각하기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지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인 고(故) 이윤형씨가 보유했던 것으로 삼성이 사회공헌차원에서 교육부에 기부했고 이를 장학재단이 관리해 왔다.

장학재단 측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투자자에게 에버랜드 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명 '강남 부자'로 불리는 고액자산가를 매각의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에버랜드 상장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상장을 통해 단기 차익을 얻으려는 개인투자가 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최대주주라는 점 때문이다.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주식 25.1%를 가지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와 계열사 몫까지 합치면 69.04%에 이른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