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택 의원이 탈락한 민주통합당 광주 서구갑 공천을 둘러싸고 한명숙 대표의 ‘이화여대 라인’ 공천 논란이 불거졌다. 통상 현역 의원이 떨어진 곳은 경선 후보의 윤곽이 나오게 마련인데 민주당이 지난 5일 호남지역 공천 발표에선 조 의원의 공천 탈락만 결정한 채 후보 구도를 내놓지 못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6일 당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구갑 공천 보류 배경에는 이화여대 출신 여성 후보자 2인을 경선 대상으로 올린 데 대해 일부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1위인 젊은 후보를 배제하고 이대 출신 여성 후보들만 올린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광주 서구갑에는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 송갑석 후보(46)와 여성부 장관 출신인 장하진 후보(61), 호남대 학장 출신의 박혜자 후보(56)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공심위가 여론조사에서 앞선 송 후보를 배제하고 여성인 장·박 후보만을 경선 대상으로 올리자 박지원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이대라인을 공천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지선 전 백양사 주지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광주YMCA 등 현지 유력 인사와 시민단체들은 5일 공동성명을 통해 “여성 정치 참여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광주의 민심까지 거스르며 여성 비율을 인위적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광주뿐 아니라 당내 여성 공천을 놓고 “민주당이 이대 동문회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공천이 확정된 여성 후보 가운데 이미경 총선기획단장을 비롯 유승희 김상희 이경숙 후보 등 대다수가 이대 출신이다.

이날 단수 후보 공천을 받은 서영교(중랑갑) 임지아(서초을) 후보도 이대라인이다. 이대 출신이 아닌 한 여성 의원은 “이대 출신이 당 지도부(한 대표와 이 단장)에 포진해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