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기회의 땅…나의 선택은 옳았다"
“한국 등 아시아가 기회의 땅이 될 게 분명해 보였어요.”

지난달 27일 연세대 MBA를 졸업한 고든 더들리 씨(30·영국·사진)는 2010년 한국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회사 분들이 많아 눈치보여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이미 한국인이 다된 것처럼 보였다. 지난 1월부터 현대캐피탈 해외사업실에서 일하고 있는 더들리씨를 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2005년 영국 바스대를 졸업하고 독일 지멘스, 미국 씨티그룹 등에서 근무했다. 한국에 오기 전 덴마크의 해운회사 AP몰러머스크에 관리자 과정으로 입사, 수습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본국과 해외에서 2년씩 근무해야 정식 직원이 될 수 있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회사는 사원들을 해외로 보내지 못했다. 더들리씨는 정사원이 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인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그는 “아시아 국가의 MBA에 입학하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나 홍콩보다 동아시아 문화를 좀더 깊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연세대가 장학금 혜택과 함께 입학허가를 내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더들리씨는 “단기간에 놀라운 발전을 이룬 한국이 매우 흥미로웠고 한국 기업에 대해 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세대 MBA에서 보낸 1년 반의 시간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형’ ‘누나’ 라는 호칭이 특히 좋았고 한국 특유의 ‘정’이라는 개념도 마음에 든다”고 얘기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빠져 있었다. 더들리씨는 다만 “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상사의 이름을 부르며 격없이 지냈는데 한국에서는 격식을 차려 높임말을 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며 웃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