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경제 전문가들로 이뤄진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의 76%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부정적이었다. 8일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전원이 현 수준(연 3.25%)에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무역적자 가능성 낮아

응답자의 81%는 ‘1분기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의한다”는 19%에 그쳤다. 무역수지는 1월 20억달러가량 적자, 2월 22억달러가량 흑자였다.

김양재 산업은행 경제조사팀장은 “1월 무역수지 적자는 계절적 요인 탓일 뿐”이라며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시차를 두고 상승하고 수출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1분기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응답자 21명이 예상한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은 평균 9.2%였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약 20%)의 절반 수준이지만 올해 한은 전망치(4%)보다는 높았다.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2월 조사 때 응답자의 79%가 국내 경기가 작년 4분기에 이미 바닥을 찍었거나 올해 1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연말까지 금리동결론 우세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52%에 달했다. 1~2회 인상 전망은 29%, 1~2회 인하 전망은 19%였다.

2월 조사 때는 동결 43%, 1~2회 인상 22%, 1~2회 인하 35%였다. 금리 동결론과 인상론이 늘고 인하론은 줄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초반으로 내렸는데도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여전히 4%대인 것과 관련, 응답자의 67%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가계부채 관리 시급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중복 응답 24명 기준)은 가계부채 관리(38%)와 일자리 창출(38%)이었다. 최근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 900조원을 넘고 청년실업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경기부양(8%), 외화 유동성 등 대외불안 관리(8%), 물가 안정(4%) 순이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76%가 ‘필요 없다’, 1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부는 저소득층에 선별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장은 “유가가 현 수준(배럴당 120달러 안팎)에서 상당폭 급등하기까지는 유류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유류세 인하는 자칫 유류 과소비로 이어지고 무역수지만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