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되살아난 우즈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혼다클래식 마지막날은 마치 2000년대 중반으로 시간이 거슬러 올라간 듯했다. 우즈는 호랑이처럼 이글과 버디를 사냥하기 시작했고 겁을 먹은 선두는 우즈를 의식하면서 주춤했다. 그 사이 타수차가 좁혀들어갔다. 우즈는 ‘설마 저게 들어갈까’ 싶은 긴 버디 퍼팅을 거짓말처럼 성공시켰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색 셔츠도 그대로였다. 심지어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어니 엘스(남아공)가 그의 동반자였다.

우즈는 9타 뒤진 공동 18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전반에 31타를 치며 매킬로이에게 5타차로 따라붙었다. 이 타수차는 16번홀까지도 큰 변화가 없었다. 두 홀을 남겨두고 우즈는 “남은 홀에서 버디-버디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보다 더한 ‘버디-이글’로 끝냈다.

‘베어트랩’ 가운데 가장 어려운 17번홀(파3·192야드)에서 우즈는 8번아이언으로 7m 버디 찬스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압권은 18번홀(파5)이었다. 우즈는 호쾌한 장타에 이어 218야드를 남겨두고 ‘양발끝 내리막 라이’에서 5번아이언으로 그린 우측의 해저드와 벙커 위를 아슬아슬하게 넘겨 홀 1.5m 옆에 갖다 놓는 ‘2온’에 성공하며 이글을 낚았다. 전반 3번홀(파5)에서 낚은 10m짜리 롱 이글 퍼트에 이어 두 번째 이글이었다.

엘스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예전의 타이거였다. 한 샷도 실수를 안 했고 나쁜 스윙도 나오지 않았다”고 극찬했다.

우즈가 되살아난 배경은 퍼트다. 첫날 34개의 퍼트 수를 기록한 우즈는 23년 만에 라운드 후 ‘퍼팅 특훈’을 실시했다. 이후 2라운드 24개, 3라운드 28개, 4라운드 26개를 기록했다.

우즈는 “지난해 코치와 스윙을 바꿨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올해는 연습을 충분히 해 남은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내 모든 생각을 4월 대회(마스터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