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해외 年 매출 200억弗…시장 지배력 10년새 2배 커졌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할리우드 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사진)은 지난해 12월15일부터 이달 5일 현재까지 75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수입 576억원을 기록했다. ‘아바타’와 ‘트랜스포머3’에 이어 국내 상영 외화 중 관객 수 3위다.

이 영화는 미국과 해외에서 6억5300만달러의 수입을 기록했고 이 중 미국이 31.6%, 미국 외 국가가 68.4%를 차지했다. 1996년에 나온 이 시리즈 첫편의 수입 4억5769만달러 중 미국 비중은 39.5%, 해외는 60.5%였다.

할리우드 영화의 해외 시장 지배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박스오피스모조닷컴은 흥행 ‘톱10’ 영화의 극장 티켓 판매 수입 중 해외 비중이 2001년 평균 55%에서 지난해 68.5%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10년 만에 해외 시장 비중이 13.5%포인트 상승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해외 매출 비중이 미국과 비슷하던 데서 2배 규모로 커졌다는 의미다.

미국 내 극장 티켓 판매는 2009년 105억9500만달러를 정점으로 2010년 105억6500만달러, 지난해 101억7300만달러 등으로 3년째 감소했지만 해외 매출은 해마다 늘면서 연간 2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톱3’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13억달러) ‘트랜스포머3’(11억달러) ‘캐리비안해적4’(10억달러) 등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 안팎에 이른다. ‘캐리비안해적4’의 해외 매출 비중은 76.9%에 달했다. ‘쿵푸팬더2’ ‘트와일라잇:브레이킹 던 1부’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 ‘행오버2’ ‘스머프’ ‘카2’ ‘미션임파서블4’ 등 톱10 영화들의 해외 비중도 65%를 넘었다.

6대 메이저 배급사가 지난해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의 81%를 차지했다. 파라마운트가 2007년부터 1위를 지켜오던 워너브라더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트랜스포머3’ ‘쿵푸팬더2’ ‘장화신은 고양이’ 등을 배급해 19.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19억달러, 해외 32억달러로 메이저 중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3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남윤숙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이사는 “할리우드 메이저는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견고한 제작 및 배급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기술력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익숙한 브랜드의 영화를 막강한 배급파워로 밀어붙여 히트했다. 흥행 톱10 중 애니메이션 ‘리오’를 제외한 9편이 시리즈 후속편이다. 주요 흥행작들은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해 컴퓨터그래픽(CG)과 3D(입체) 등 기술력으로 승부했다. 톱10 중 6편이 3D 영화였고 10편 모두에 CG가 들어 있다.

3D 영화의 경우 할리우드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상업성이 낮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3D 영화를 제작하지 않는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외국 콘텐츠와 인력을 영입하는 사례도 많다. ‘해리포터’는 영국, ‘쿵푸팬더’는 중국에서 스토리를 빌려왔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내 영화 점유율이 52%로 높아 할리우드 영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시장을 다 합쳐도 할리우드의 30분의 1인 1조2362억원에 불과하다. 수출액도 1582만달러(177억원)로 ‘미션 임파서블4’ 국내 흥행수입의 3분의 1 수준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