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민주 - 한노총 결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사진)은 “민주당이 창당 초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4일 말했다. 노동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잇따라 배제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조직의 당과 결별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이다. 공천 관련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강령에 명시한 노동존중과 연대가치의 실현을 통해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던 정신이 공천에서 사문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엘리트 정치, 밀실 공천, 자리지키기 등 문제의 시정 없이는 총선 승리는 고사하고 당의 존재 이유마저 무색해질 것”이라며 “지도부가 지분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근 한국노총 인사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경기 안산 단원갑과 군포에 백혜련 변호사와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등 영입인사를 전략공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중대결심’에 대해 “모든 것이 다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본인의 최고위원직 사퇴 및 탈당, 한노총 차원의 결별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노총 몫으로 몇 석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분을 나눠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노총 내부에서 이 위원장의 정치참여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는 “내부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본인이 비례대표로 확정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총선에 출마할 일은 없다”며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보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한노총까지 빠지면 총선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전화조차 받지 않아 답답하다”며 “최고위원이 반발하는 것이니 한명숙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