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곰'이 파놓은 함정…승부처는 15~17번홀 '베어트랩'
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GC 챔피언코스(파70·7158야드)에서 막을 올린 미국 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570만달러·우승상금 102만6000달러)의 관전포인트는 ‘베어 트랩(Bear Trap)’이다.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톰 파지오가 설계한 이 코스의 15~17번홀을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까다롭게 개조하면서 3개홀에 ‘베어 트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베어 트랩은 지난해 가장 어려운 3개홀로 악명을 떨쳤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아멘코너’도 여기에 비하면 쉽게 여겨진다. 지난해 대회 평균타수는 17번홀(파3·190야드)이 3.526타로 18개홀 가운데 가장 어려웠고 15번홀(파3·179야드)은 3.384타, 16번홀(파4·434야드)은 4.268타를 기록했다.

17번홀과 15번홀은 지난해 미국 PGA투어가 열린 대회 코스의 파3홀 총 206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순위로 1, 2위를 달렸다. 베어 트랩 3개홀에서 선수들은 평균 1.178타를 더 쳤다. 3개홀을 모두 파로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2007년 이래 대회 기간에 베어 트랩에서 무보기를 한 선수는 고작 12명이다.

15번홀은 바람속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그린 왼쪽의 벙커를 피하고 우측의 해저드를 피해야 한다. 그린 뒤쪽 우측에 핀이 꽂히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16번홀은 우측으로 휘어진 ‘도그레그(개다리) 홀’이다. 홀 전체가 오른쪽 해저드 쪽으로 경사져 있다. 두 번째 샷은 220야드 지점에서 바람을 뚫고 물을 건너가야 한다.

17번홀은 가장 어려운 홀이다.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데 바람이 종잡을 수 없이 불어댄다. 그린 왼쪽엔 긴 벙커도 도사리고 있다. 볼은 오로지 그린에 떨어져야 한다.

또 다른 관심사는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3위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벌이는 자존심 대결이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 선수로는 2009년 챔피언 양용은(40)을 비롯해 지난주 마야코바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재미교포 존 허(22), 배상문(26), 위창수(40), 김경태(26) 등의 활약이 기대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