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TV 속도전 "런던올림픽前 출시"
삼성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오는 7월 런던올림픽 이전에 내놓기로 했다. 당초 연말로 잡았던 양산 시기를 반년가량 앞당긴다.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차세대 주력인 OLED TV를 가장 먼저 내놓아 ‘글로벌 1위’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7월 런던올림픽 이전에 55인치 OLED TV를 전 세계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55인치 OLED TV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2’에 시제품을 출품해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 Award)’ 등 각종 상을 휩쓴 제품이다.

런던올림픽은 7월27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린다. 삼성전자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OLED TV 글로벌 프로모션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생산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예약을 받았다가 올림픽 전후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 OLED TV 속도전 "런던올림픽前 출시"
이에 따라 OLED TV 패널을 맡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시간을 다퉈가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SMD는 상반기내 양산을 목표로 충남 아산 탕정에 구축해놓은 8세대 OLED 시험 생산라인을 양산라인으로 전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세대는 2200×2500㎜ 패널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기판 1장당 55인치와 46인치 OLED를 각각 6장과 8장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생산 효율성을 뜻하는 수율이 관건이다. 패널 수율에 따라 TV 가격이 정해진다. 삼성전자는 TV 1대당 가격을 1000만원(1만 달러 수준) 이내에 맞추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대량 판매가 가능해서다. 그 때까지 수율을 높이지 못해 가격을 1000만원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올림픽 전엔 무조건 출시할 방침이다.

세계 TV 시장은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2년에 한 번씩 성수기와 세대교체기가 동시에 찾아온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LED TV 신제품 경쟁이 벌어졌다.

런던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3D로 중계되는 만큼 올해 3D TV를 중심으로 글로벌 TV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 TV는 기본적으로 3D 기능을 갖춘다”며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OLED TV를 대대적으로 알려 OLED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런던을 방문해 삼성전자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 말부터 1~2주일가량 현지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며 삼성전자는 올림픽 파트너(휴대폰 부문)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도 총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OLED는 TV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LCD에 비해 선명한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 20% 수준인 낮은 소비전력 등 장점을 갖추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 시장이 2013년 57만대에서 2015년 368만대, 2017년 1193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SMD는 컬러필터를 통해 색깔을 내는 W-OLED 방식으로 대형 OLED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적색과 녹색 청색 픽셀이 자체 발광해 색을 내는 RGB 방식으로 제조해온 중소형 OLED 패널과는 다르다. W-OLED 방식은 화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제조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격 화질 등 소비자가 느낄 효용을 어떻게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