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2일 신용(금융)부문과 경제(농산물)부문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1중앙회, 2지주사' 체제로 새출발한다.

1961년 농업협동조합과 농업은행 통합으로 농협중앙회가 출범한지 51년만에 사실상 ‘농협그룹’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 대구 및 경북지역본부도 최근 조직개편과 직원 인사를 통해 새로운 농협 출발에 만전을 기한 상태다.

특히 자산규모 240조원의 농협금융지주는 은행과 보험사 등을 자회사로 두며, 대구·경북지역 100여개 등 전국 1170여개 영업점과 함께 대구·경북에만 700여개 점포를 갖고 있는 지역농협(단위농협)과도 사실상 영업망을 같이 한다.

때문에 지역 금융권은 물론 KB·우리·신한·하나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들조차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 노조와 일부 지역농·축협에서 조차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농업인을 위해서라기 보다 사업성 중심으로 이뤄지고, 특히 신용부문의 경우 고객 확보 차원 지역농·축협과도 상호 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에 놓인 것 등을 우려하며 개편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향후 적잖은 진통도 예상된다.

▲1중앙회 2지주사= 농협은 다음달 2일 경제지주사와 금융지주사가 신설되고, 중앙회는 두 지주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이는 농협중앙회에 국한되며, 지역농·축협은 사업구조 개편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지주사는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을 거느리는 금융그룹으로 변신해 기존 KB·우리·신한·하나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금융지주 신설에 따라 전국 1천170여개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영업점들은 NH농협은행에서, 공제사업은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에서 맡는다.

경제지주사는 농협중앙회 경제관련 13개 자회사와 향후 신설될 자회사들을 관리하면서, 농산물 유통체계 혁신 등을 주도하게 되지만 실제 출범은 2017년께로 예정돼 있다.

농협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지원 자금 5조원 등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농축산물 유통계열화를 추진해 명실상부한 판매농협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두 지주사를 관리하며 회원조합, 즉 지역농·축협 상호금융의 중앙은행 역할과 농업인 지원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대구 및 경북본부 개편= 개편에 따른 직원 인사이동이 지난 22일을 전후해 모두 마무리됐다.

대구 및 경북본부는 당분간 큰 틀에서 현재의 ‘지역본부’ 체제를 유지하지만 100여개가 넘는 각 시·군·구 지부·지점의 금융업무는 농협은행으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영업본부와 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 지역총국이 이미 설치됐다.

대구 및 경북본부는 교육 지원과 지도·판매 등 순수 농정업무와 경제사업을 맡고, 은행 지원업무는 손을 떼게 되는 셈이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본부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연합마케팅추진단을 설치하고, 추진단내에 경제기획팀·산지육성팀·시장개척팀 등을 설치해 시·군 단위 연합판매사업 지원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또 양곡자재팀도 신설해 산지 지도·지원 기능에 내실화를 기한다.

경영지원부에는 지역 농·축협의 은행 업무 지원 강화를 위해 상호금융팀을 신설했다.

또 조합경영검사팀을 지역검사국으로 확대 개편해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 직할 조직으로 바꿨다.

아울러 달성·성서·대구 등의 하나로클럽은 중앙회 유통센터 자회사로 전환된다.

다만 대구 및 경북본부는 조직간 일체감 조성과 직원간 유대감 형성을 위해 같은 건물내 지역본부와 은행 영업본부, 보험 지역총국을 두고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각 조직간 본부장과 총국장 서열도 당분간 지역본부장이 선임을 맡아 조직 및 인사관리에서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대구 및 경북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농업인·농촌경제 활력화 지원을 통해 실익을 증진하는 등 도농간 소비자와 생산자의 상생을 돕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협동조합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