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이란, 중국 등 국제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증시전문가들은 이들 이벤트들의 일정이 미리 발표돼 증시에 선반영된 감이 있지만 최근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유가, 엔화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권했다.

◆2차 LTRO 시행…달러, 엔 환율에 주목
[초점]유럽·이란·중국 국제 이벤트 잇따라…증시 영향은?

당장 오는 2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 만기대출(LTRO)이 시행된다. 1차 시행 당시와 비교해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고 2차 시행이 약 한 달 전에 결정돼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 엔 환율변동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1차 LTRO 전에 비해 상당히 하락했고 이머징 마켓 주가도 올라와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차 LTRO 자금의 규모에 관해 "지난 1차 LTRO와 같은 수준인 5000억 유로 전후가 될 것"이라면서도 "LTRO 규모는 금융기관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2차 LTRO 기대감은 이미 코스피지수에 반영돼 있다"면서도 "유동성 확대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엔화 약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후 달러와 엔화의 움직임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정상회담서 ESM 확대 논의될까

다음달 1일에 열리는 EU 정상회담은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 확충 논의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지금껏 ESM 확대에 완강히 반대해 왔던 독일의 태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후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동안 새로 전개된 상황들도 감안해 기존에 정해진 구제금융기구의 규모가 충분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에 기대감이 일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시장에는 ESM 확대 가능성이 호재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 EU 정상회담에서는 ESM 규모 확대 여부와 함께 자금 지원역할을 맡고 있는 IMF 등의 입장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총선·G2 제조업 지수…유가 상승세 둔화 기대

같은달 2일 이란이 총선을 마치고 나면 유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선거 정책의 중점은 결국 민생안정, 경제 회복이 아니냐"라며 "이란은 통화 가치 약세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총선 뒤에는 이란이 강경한 태도가 풀리면서 유가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1일에 발표되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지표를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을 유지하면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를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1월 54.1에서 2월 54.6으로, 중국 PMI제조업지수는 1월 50.5에서 2월 50.8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양회서 경기 부양책 나올까

다음달 3일과 5일에는 이른바 양회로 불리는 중국 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회의가 각각 예정돼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0월 정권이양을 앞두고 이번 회의에서 내수 확대, 민생 안정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양회에서는 물류·유통·전자상거래 확대,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한 재정정책 등 소비 부양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들이 발표되는지 주목할 것"을 권했다. 또 과거 이구환신, 하향(下響)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가전제품 및 자동차 등 내구재소비 촉진 정책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IT, 중국 관련 필수소비재, 화학업종에 관심을 갖으라고 조언했다. 다만 다음달부터는 중국의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철강, 기계, 조선, 해운업종에 대해서는 경계심은 키울 것을 권했다.

곽 연구원은 "과거 경험적으로 중국 양회 기간에는 코스피지수가 강세를 나타냈다"라며 "이번주는 완만한 상승에 초점을 두고 단기적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IT, 정유, 건설, 기계, 은행 등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