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D-150일, 미리 가 본 주경기장…산업혁명 발상지 '친환경'으로 회춘
올림픽 주경기장 건설 공사가 한창인 영국 런던 외곽 스트래트포드 지역의 ‘리 벨리(Lea Valley)’. 산업혁명이 먼저 시작된 곳이지만 지금은 가장 낙후된 이 지역이 150일 후 올림픽 개최지이자 경제도약의 출발점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 ‘친환경’ 경기장 건설

여권 검사와 삼엄한 폭발물 검색을 거쳐 들어선 주경기장 주변은 흙을 옮기는 대형 트럭들로 가득차 있었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관련 시설 건설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친환경’ 여부. 조직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리 벨리 지역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2003년부터 토양정화 작업에 들어가 지금까지 흙씻기를 계속하고 있다. 빈 공장과 쓰레기매립장, 오염된 수로가 얽혀 있던 곳을 스포츠 축제마당이자 생태공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이미 200만t의 흙을 파 물로 씻어낸 뒤 단지 조성에 활용했다.

경기장을 짓기 위해 부순 빅토리아시대 건물 2003채의 90%를 경기장 건설에 재활용했다. 석탄 야적장이 있던 곳은 생태탐방 시설을 갖춘 수변공원으로 단장했다. 로러 보일 올림픽파크 대변인은 “경기장 공정을 90% 이상 마쳤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관련 시설보다 3배 이상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스트래트포드 지역에 경기장 시설을 세우기로 한 것은 땅값이 싸고, 공간이 넓다는 점뿐만 아니라 낙후된 지역을 재개발해 새로운 산업중심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이 지역은 오랫동안 빈민가로 방치돼 실업률이 높고 평균수명이 5세나 낮은 곳. 정부는 이 곳을 올림픽 이후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의 테크노밸리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근 벤처기업 집적지역인 ‘테크시티’와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인프라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10억파운드 이상 추가 사업

정부는 올림픽을 비즈니스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45만명의 신규 관광객이 방문하고,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점을 활용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투자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올림픽은 세계 스포츠의 최대 축제일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영국으로 진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림픽을 통해 영국 산업계가 최소 10억파운드(1조80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장관도 “올림픽은 영국기업에 새로운 수출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선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또 각종 투자 콘퍼런스를 개최해 올림픽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올림픽 기간에 구글, 골드만삭스, HTC,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보다폰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하는 글로벌 투자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에어버스, 디아지오, 페이스북, 인텔, 재규어랜드로버, 퀄컴 등의 최고위급 임원이 참여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서밋도 연다. 300여개 글로벌 벤처기업이 올림픽 관련 시설과 테크시티의 산업인프라를 체험해보는 ‘스타트업 게임’도 진행한다.

올리버 그리피스 영국 비즈니스혁신부(BIS) 부국장은 “올림픽은 영국 비즈니스 현황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