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서울 지점에서 근무하는 영업사원 9명은 지난 22일 저녁 지하철 2호선 건대역 입구 인근 한 주점에 모였다. 김윤규 영업총괄 사장이 ‘데이트’를 신청해서다. 이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김 사장과 술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눴다. 올해부터 시행된 통합 영업과 관련된 현장의 애로사항과 개선점 등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의견을 개진했다.

하이트진로가 ‘최고경영자(CEO)와의 데이트’ 행사를 통해 소통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해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통합한 이후 효율적인 통합과 사기 진작을 위해서는 소통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11월부터 김 사장뿐 아니라 이남수 사장(관리), 손봉수 사장(생산) 등 부문별 사장 3명이 수원, 마산, 전주 등 전국을 돌며 직원들과 ‘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식사 술자리 레포츠 등 데이트 형식은 자유롭다. 임직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업무와 상관없이 부문별 사장과 만날 수 있다. 지난해 말 이 사장은 서울 서초동 한 곱창집에서 영업사원들과 만나 ‘노래방 배틀’을 벌였고, 손 사장은 지난달 17일 전주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술집’이라는 에세이집을 선물했다. 김 사장은 “임직원과 생각과 비전을 공유해야 진정한 통합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며 “소통 채널을 다양화해 더욱 많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영활동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