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안의 대륙' 대만 타이베이…파도가 빚은 기암괴석, 태고의 신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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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년 역사 숨쉬는 고궁박물관, 도교·불교 공존하는 용선사
위병 교대식 열리는 중정기념관, 화려한 도심 지배하는 101빌딩
위병 교대식 열리는 중정기념관, 화려한 도심 지배하는 101빌딩
○국립고궁박물원의 경이로운 유물들
장인 3대가 조각한 상아 공(球)도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작은 공 속에 다른 공이 있고, 그 안에 또 공이 있다. 16개에 이르는 공은 저마다 따로 움직인다. 아버지가 만드는 상아 조각품을 아들이 곁에서 베끼는 방식으로 기술을 전수했다고 한다. 수많은 실패 끝에 건져낸 최상품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장인 3대는 황제의 노리개인 이 상아조각품을 위해 살았고, 황실로부터 생활을 보장받았다. 중국 현대 미술품들이 세계 각지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것도 이런 전통의 소산이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청동기 유물부터 도자기 공예품까지 7000년 중국사의 정수를 모아놨다. 고궁박물원은 파리의 루브르, 뉴욕 메트로폴리탄, 모스크바 에르미타주와 더불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꼽힌다. 소장 유물 규모나 정교함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루브르의 두 배 규모인 68만점을 3개월마다 바꿔가며 전시한다.
이 유물들은 1949년 마오쩌둥의 공산군에 패한 장제스 국민당 총통이 베이징 자금성에 있던 것을 배에 싣고 옮겨왔다. 박물관 건물은 1965년에 건립됐다.
이곳에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344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 중 대만 관광객은 154만명, 중국 116만명, 일본 35만명, 한국 관광객은 9만5000여명이다.
○젊은이들 북적대는 서문정 거리
‘타이베이의 명동’으로 불리는 서문정 거리도 가볼 만하다. 타이베이역 남서쪽의 약 600m 거리로 상점가와 유흥가가 밀집돼 있다. 영화관이 많아 학생들이 몰린다. 요즘 ‘한류’ 열풍에 따라 K팝 스타들의 앨범과 화보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타이베이는 사원의 도시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원인 용선사는 화려한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곳. 돌기둥에는 수많은 용과 역사 인물들이 춤추는 모습을 새겼다. 신도들이 피워놓은 진한 향 내음에서 경건함을 느낀다. 장제스를 기리는 중정기념관은 넓은 정원에 자리잡은 거대한 대리석 건물이다. 주변의 연못, 정자 등과 조화를 이뤘다. 내전과 항일운동 당시 전사한 군인과 열사들의 영령을 모신 충렬사도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매시간 위병 교대식이 열린다.
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로 불리는 101빌딩은 현대의 발전상을 상징한다. 지상 101층, 지하 5층에 높이 508m인 이 건물은 두바이에 부르즈 칼리파가 세워지기 전까지 세계 최고층이었다. 86층에는 시내를 굽어보며 식사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야류해양국립공원도 당일 코스로 인기다. 바닷물의 침식으로 생긴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로 가득하다. 달걀 형태의 바위부터 미녀바위, 슬리퍼바위, 여왕바위까지 다양하다. 여왕바위는 클레오파트라 옆얼굴을 닮았다고 해 관광객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다.
○‘가볼 만한 여행지 톱10으로 선정’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대만을 2012년 10대 여행지의 하나로 선정했다. 고궁박물원의 중국 황실 보물들과 함께 도교와 불교가 융합한 문화, 입맛을 돋우는 요리 등을 포인트로 꼽았다.
대만은 아열대성 기후여서 겨울철에 여행하기 좋다. 겨울 평균 기온은 12~16도, 여름에는 30도를 넘고 습도도 높아 후텁지근하다.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을 뱉으면 벌금을 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공을 국시로 삼고 있어 중국에 관한 대화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타이베이 구간을 운항한다. 대만 국적기인 중화항공을 비롯해 에바항공, 캐세이패시픽, 타이항공 등도 취항하고 있다.
○입이 호강하는 해산물 요리집·눈이 즐거운 야시장투어…
타이베이에서 유명한 맛집은 ‘바다를 제패한 왕’이라는 뜻의 해산물 요리집 ‘하이바왕’(海覇王)(886-2-2596-3141). 10층짜리인 이 식당의 뷔페식은 평범하지만 코스 요리는 상급이다.
새우와 해삼, 돼지족의 연골과 토란을 넣고 테이블 위에서 끓인 ‘보양탕’은 영양과 맛이 풍부하다. 배추와 팽이버섯, 게살을 넣은 ‘야채탕’, 부드러운 생선살이 별미인 ‘생선찜’, 매콤한 마파두부밥도 맛있다. 10여가지 코스요리가 8인 기준으로 1인 1000대만달러(4만원).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야시장에 가는 것도 좋다. 100곳 이상의 서민형 음식점에서 ‘지파이’(닭 반 마리를 두들겨서 평평하게 만든 뒤 매콤한 양념을 해 튀긴 요리), ‘초도우프’(구린내 나는 두부요리), 머리가 달려 있는 ‘영계구이’ ‘꼬치구이’ ‘굴전’ ‘게튀김’ ‘완탕면’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용선사에서 가까운 화시지에 있는 야시장은 늦은 오후부터 하나둘씩 점포가 들어서기 시작해 날이 저물면 포장마차로 가득 찬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과일, 신선한 어패류, 각종 음식 등이 미감을 자극한다.
타이베이=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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