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오바마 고민 심화..공화, 공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유가를 낮추거나 하룻밤 새에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묘책(silver bullet)은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인터넷·라디오 연설을 통해 최근의 유가 급등 사태와 관련,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진지한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내 유가는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계속 상승, 지난 23일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65달러에 달했다.

오바마는 유가 인하를 위해 석유 시추를 늘려야 한다는 공화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미 시추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계획이 아니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내 석유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유가를 낮출 수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공화당 주례 연설을 통해 "석유와 가스 수요를 줄일 수는 없더라도 우리는 필요한 에너지를 이곳 고향에서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11월 대선과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책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에드 마키 의원 등 3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유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비축유 방출을 오바마에게 촉구했다.

이들은 오바마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의 유가 급등은 실질적인 공급 감소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석유시장의 불안에 따른 결과"라면서 "우리가 준비가 돼 있고,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에 따른 부족량 상쇄를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