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20여명 출사표…정치권 '反기업' 분위기 뚫을까
반기업 정서 속에서 4·11 총선을 향해 뛰는 기업인은 20여명이다. 이들이 당내 경쟁과 본선 등을 통과해 몇명이 국회에 입성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8대 총선에서는 11명의 기업인이 배지를 달았고, 17대 총선에서는 5명의 기업인이 국회 등원에 성공했다.

기업인 20여명 출사표…정치권 '反기업' 분위기 뚫을까
출사표를 던진 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경제에 대한 정치권의 그릇된 인식이 문제”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이휴원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59)는 새누리당 경북 포항북 지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과 이상휘 전 청와대 비서관, 김철문 전 청와대 행정관, 노태형 변호사, 이상곤 전 매일신문 정치부장, 정하걸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최기복 박근혜 전 대표 특보 등과 공천경쟁을 벌인다.

이 전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지난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보면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축은행 사태는 결국 제도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이 정치권만의 논리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충남 서산·태안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61)은 장기적 관점의 경제 정책을 강조했고,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도전하는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59)은 불공정 거래 해소를 강조했다.

이 밖에 이규황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65·경기 시흥갑)와 박준희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무(51·인천 남동갑), 현명철 전 진로루스푸드 대표(56·경기 화성을) 등도 새누리당에 공천신청을 했다.

민주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한 기업인들은 주로 서울 강남권에 집중됐다.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대표(45)는 전문 금융인 경력을 내세워 서초갑에 등록했다.

이 대표는 “금융인으로서 볼 때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금융경쟁력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실물경제에 맞는 금융개혁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싶다”고 했다.

서초을에는 전경일 전 야후코리아 총괄이사(48)와 박민규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이사(39)가 민주당 공천경쟁을 벌인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계안 전 현대차·현대카드 사장은 동작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당 인터넷소통위원장으로 영입된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이사(53)는 고양 덕양을에 등록했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49)은 민주당 텃밭인 전주 완산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장은 “4년 전에 이스타항공을 창업하면서 500개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제도만 잘 정비해도 중소기업이 잘살 수 있는데 기존 정치권은 현실을 모르니 그걸 잘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주 완산갑은 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59)과 이재영 전 SK텔레시스 대표(54)가 나란히 출마했다. 민병록 효산건설 회장(59)은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등록했다.

기업인 출신 현역 의원 중에는 김성회·김세연·김호연·배은희·정몽준·박상은·김태환·강석호 새누리당 의원과 원혜영 민주당 의원 등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도병욱/허란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