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맨 온 렛지’(Man on a Ledge·사진)는 ‘난간 위의 남자’란 뜻이다. 뉴욕 매디슨가와 45번가 사이에 있는 루스벨트 호텔 21층 난간이 주무대다. 전직 경찰관 닉(샘 워딩턴)이 그곳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자살 소동을 벌인다. 그는 자신이 호송하던 400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를 탈취했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그를 내려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협상전문가와 경찰특공대가 출동한다.

카메라는 난간 위에 있는 닉의 시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본다. 난간 아래를 지나는 행인과 차는 점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다리까지 후들거릴 정도다. 워딩턴은 실제 난간에서 촬영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영화 속에서 긴장하는 제 표정 보셨나요? 그건 연기가 아니라 진짜 표정이었어요.”

그는 난간 위에서 누명을 벗기 위한 작전도 은밀히 지휘한다. 그로서는 절박한 작전이다. 실패하면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야 해서다. 그런데 이 작전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실체를 드러낸다. 작전을 전개하는 동안 실수를 하거나 실패하면 작전을 변경하는데, 그것이 서스펜스를 강화한다. ‘미션임파서블3’를 히트시킨 장치와 비슷하다. 상영 중.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