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간부 '김정은 패션 따라하기' 바람
북한의 젊은 간부들 사이에 김정은의 옷차림과 머리모양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최근 조선중앙TV에 출현한 청년동맹 간부들이 김정은이 즐겨입는 깃이 닫긴 인민복을 입고 나왔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쯔메리’라 불리는 이 복장은 중국 신해혁명 당시 손문이 고안한 것으로, 모택동과 김일성 주석이 즐겨입었다. 중국에 나온 한 북한 주민은 RFA에 “2010년에 김 대장(김정은)이 TV에 나온 다음부터 간부들 속에서 쯔메리를 입는 바람이 불었다”며 “새 지도자가 입었다 하니까 저마다 해 입어 잠깐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다”고 말했다. 목부분에 깃이 올라와 불편하긴 하지만 단정해보여 젊은 간부들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쯔메리 대신 활동성을 강조하는 점퍼 스타일의 인민복을 즐겨입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 이 점퍼가 큰 유행이 되자 북한 당국은 “점퍼를 작업복으로 입지 말라”고 규제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입는 쯔메리 인민복의 인기는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김정은의 헤어스타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앞머리만 약간 길게 남겨두고 옆머리와 뒷머리를 짧게 자른 스타일로 북한에서는 ‘청년머리’ ‘패기머리’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조선중앙TV는 “상고머리 형태는 패기와 열정이 있어 보이고 고상한 감을 준다”고 극찬하면서 한 고급 이발사가 “최근 청년들 속에서 높은 머리, 상고머리, 반상고머리가 유행”이라고 말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