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24일 엔화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하겠지만 한국 기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지난 13일 일본은행이 1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최근 엔·달러 환율이 6개월만에 80엔대를 회복했다"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엔화 입지 변화,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 과도한 강세에 대한 되돌림, 일본은행의 정책변화 등으로 엔화는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화가 약세 경향을 보이자 일본과 한국증시에서 상호 경쟁상대인 대표 정보통신(IT)주와 자동차 주식의 희비가 엇갈렸다"라며 "소니와 도요타 등은 이달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은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그러나 엔화의 절대적 수준이 높아 아직 한국기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엔 환율이 1000원대에 횡보했던 2000~2004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섹터 주당순이익(EPS)가 거의 격차를 보이지 않았는데, 2005년 원·엔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IT, 경기소비재, 소재 순으로 한국기업들의 이익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조 팀장은 "현재 원·엔 환율은 1개월 전 1500원대에서 1400원대 초반으로 빠르게 내려왔지만 미국 유동성 회수, 금리 인상 등 보다 명확한 엔화 약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자전략을 서둘러 수정할 필요는 없다"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