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 땅 있다는 이유로…이번엔 '신공항 테마株' 기승
정치 테마주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백지화됐던 신공항 재추진 의지를 내비치면서 ‘동남권 신공항’ 테마주가 급부상해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선박용 배관업체인 동방선기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4일 1895원이던 주가는 23일까지 164.9% 뛰어 5020원에 장을 마쳤다. 자동차 부품 소재 업체인 영화금속 역시 같은 기간 가격제한폭까지 연일 올라 14일 635원이던 주가가 1675원까지 급등했다. 영흥철강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2415원에 장을 마쳤고 조광ILI 영진인프라 성창기업지주 등도 신공항 테마주로 묶여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들 기업이 ‘신공항 테마주’로 엮인 이유는 신공항 사업과의 직접적인 관련성보다는 공항 입지로 거론된 부산 가덕도 인근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향후 땅값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단순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공항 건설은 단순 공약일 뿐이지 입지나 사업 추진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일부 소식과 소문에 따라 수혜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들썩이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관련 회사들은 최근 주가 급등이 부담스럽다. 동방선기 관계자는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회사 수익이 늘어나는 등의 직접적인 수혜 사안이 전혀 없는데도 단지 토지 보유 사실만으로 테마에 편입돼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