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3일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로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소폭 상승 마감했다.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운수창고 업종은 1.94% 떨어져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증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증권 업종도 1% 가까이 밀렸다.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120만 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며 소폭 하락했다. 미국외 유럽과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증시에 부담을 줬다.

전미중개인협회(NAR)는 1월 미국 기존 주택판매가 전달 대비 4.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 2월 유로존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대비 하락해 50을 밑돌았다. 중국의 2월 제조업 PMI 잠정치도 49.7를 기록해 4개월 연속 50선을 넘기지 못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두 단계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이끌어갈 모멘텀이 부족해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현재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실적 등을 고려해 선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을 측정하는 과거 등락비율(ADR)이 현재 120%선까지 올라왔다" 며 "증시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부터 시장이 직면할 문제는 추가 상승을 지탱할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 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 만기대출(LTRO)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부분 시장에 반영된 상황에서 시장은 이제 미국 어닝시즌 마감, 다음달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 한국 1분기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변수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 미국 경기 개선 등으로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증시 하단은 탄탄할 것" 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론 시장의 방향에 기대기보다 업종, 종목을 선별하라"고 조언했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유럽 위험 완화외에 경기 및 기업실적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경험상 상반기에만 실적이 반짝 개선된 종목들은 결국 코스피지수보다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며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화학, 음식료 및 담배, 운송,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등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종목별로는 LG디스플레이, KT&G, CJ제일제당, LG화학, 호남석유, LG전자를 꼽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