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혁의 Moneyball] 멀리서 숲을 보고, 다가가서 좋은 나무를 골라야 할 때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는 표현은 주식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이다.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를 숲에 비유하고, 시장에 속해 있는 종목들을 나무에 비유해서, 시장 전반적인 view를 소개할 때 필자도 자주 이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앞서 2편의 연재를 통해서 필자는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증시에 우호적이라는 시각을 주장했다. 이 부분은 ‘멀리서 보니 숲이 아주 멋있더라’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오늘 연재는 이 숲을 조금 더 살펴보고, 나무 얘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증시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돈의 흐름이다. 돈의 흐름에 있어서 방향을 알아냈다면, 이제는 돈의 크기를 파악해야 한다. 시냇물 같은 유동성이 흐르는 것과 거대한 파도 같은 유동성이 흐르는 것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중국은 0.5bp의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필자를 비롯한 여러 에널리스트들이 춘절 이전에 지준율 인하를 예측했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금 시간이 지나고 보니 춘절효과로 인한 1월 물가지표 (4.5%) 때문에 다소 시기의 연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GDP의 46% 가량은 기업의 소비, 즉 투자로 이뤄진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민간의 소비도 증가하겠지만 결국은 기업의 소비, 즉 투자가 증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중국투자 관련주로 꼽는 화학업종,철강업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난해 11월30일 지준율 인하 때와는 느낌이 다소 다르다. 지난 인하 때는 경착륙을 막기 위한 필수선택이었다면, 이번 인하는 정부의 스탠스가 인플레이션에서 다소 경기부양 쪽으로 옮겨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중국은 올해 정권교체의 시기가 도래한다.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일궈내고 다음 지도부는 성장률 하락에 맞서서 거세게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증시가 차이나모멘텀을 받은지가 언젠지 기억도 까마득 하다. 2007년 고점 달성 이후 중국증시는 험난한 행보를 지속해왔다. 중국의 부호가 우리나라 총 인구보다 많다는 통계도 접했고, 굴지의 세계 명품들이 중국에서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도 여러 번 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증시는 사회적 불균형을 내포한 채로, 부동산 거품이 꺼질까 늘 노심초사하며 이제껏 줄 곳 흘러내리기만 했다. 한때는 향후 전세계 소비를 주름 잡을 것이라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라는 이유로 우리 국내 코스피는 중국관련주가 시장을 지배하는 적도 있었지만, 다 지난 일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를 기점으로 중국의 금리 및 통화정책 스탠스가 시장 우호적으로 완전히 돌아서느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국정부는 지난 중동사태를 누구보다 불안하게 쳐다봤을 것이다. 천안문사태의 아픈 기억도 늘 뇌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런 중국에게 글로벌 유동성 완화 기조에 100% 동참하라는 주문을 하는 선진국도 없고, 중국당국도 그럴 맘은 전혀 없다. 다만 중국시장이 더 이상의 긴축을 허용하지 않음으로 해서, 바닥을 치고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뿐이다. 어쨌든 KOSPI 입장에선 오랜만에 다시 차이나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 하나로도 이미 여타 이머징 대비 아웃퍼폼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판단한다. 또 하나의 큰 유동성의 축, 미국을 보면 경제지표가 최근 호조를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지수의 호조가 연속되고, 경기선행지수도 4개월 연속 강세다. 일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금의 지표강세가 재고증가에 상당부분 기대있다는 평가로 다소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일단은 미국의 지표호조가 글로벌 증시의 상당부분 안전판 역할을 해 주었고, 경기호조의 질을 따지는 것 보다도 시장은 유럽발 리스크 감소를 더 큰 강세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최근 약간의 둔화 조짐이 보이더라도 QE3 카드를 커내들겠다는 버냉키의장의 표현과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시장에서는 의심하고 있다. 이렇게 지표가 잘 나오는데 QE3를? 초저금리지속? 우려 섞인 표현을 최근 종종 접하고 있다. 필자도 유동성 호조장세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밀려들어올 유동성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반갑지 않긴 마찬가지지만, 우리는 여기서 흑백논리로 빠져서는 안 된다. 지금 QE3, 초저금리기조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지도 모른다라는 우려는 , 생각보다 호조를 띄고 있는 경기로 인한 것이다. 그럼 경기호조가 악재인가? 경기가 좋아서 부양책을 안 쓰는 것과 경기가 예상대로 안 좋아서 금리,통화부양책을 사용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큰 호재인가. 유입될 유동성의 크기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라는 우려를 단순히 악재다라고만 표현할 순 없다. 숲을 보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돈의 흐름에 있어서 또 하나 절대 놓쳐서 안 되는 부분은 환율의 흐름이다. 환율은 전세계 각지에서 단 1초의 휴장도 없이 딜러들에 의해 거래된다. 경제지표 중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환율이다. 큰 흐름을 보려면 환율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장을 보는 기본은 달러인덱스다. 지난해 8월 이후 올 연말연초까지 달러인덱스의 흐름을 보면 지속 올랐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다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가치가 올랐다는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도 믿을 만한 건 미국, 달러라는 거다. 안전자산의 대표격으로 쓰이고, 증시가 호조를 보일 때는 상대적으로 달러인덱스는 약세를 띄는게 일반적이다. 이런 달러인덱스의 흐름을 놓고 보자. 다소 눈치가 빠른 투자자들은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미국 지수는 지난 고점을 넘어섰는데 달러인덱스는 여전히 높군요. 그렇다, 시장에서 환율로 봤을 때, 여전히 여진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근거다. 하지만 달러인덱스가 다시 연초 고점을 넘겨서 위로 오르지 않는 이상은 우선은 밀려오는 유동성, 상승을 멈춘 달러인덱스라고 봐야한다. 시장의 포커스가 강세마인드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의 하락은 안전자산 선호도의 하락, 즉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를 의미한다. 유로환율도 마찬가지로 봐야한다. 위기국이 속한 유로환율은 달러에 비하면 상당한 위험자산이다. 그런 유로가격이 올해 들어 반등을 시작했다는 건 위험자산 선호도가 올랐다고 봐야한다. 달러인덱스와 마찬가지로 반등폭이 글로벌 증시의 급등을 설명할 만큼 강하지 않지만, 지난 저점을 다시 깨고 내려가지 않는 한 시장에서 리스크는 줄고, 위험선호가 올라왔다고 해석해야 한다. 나무와 숲의 논리에 있어서 숲은 지금 충분히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제는 나무를 볼 차례다. 좋은 나무를 고르는 방법은 간단하다. 좋은 나무에는 여러 나뭇꾼이 몰려있다. 서로 탐내는 나무가 있다는 거다. 시장에서 우리는 그것을 주도주라고 부른다. 우리 모두가 주도주에 대한 의미는 다 알고 있다. 시장의 중심에서 선도하는 시세와 거래량을 수반하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주식을 우리는 주도주라고 부른다. 주도주는 유사종목과 업종으로 시세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도주를 파악하고 있으면 순환매를 노려서 수익률을 극대화 시키기에 유리하다. 어느 때를 막론하고 주도주는 항상 있었다. 시장 상승기에도 모든 종목이 다 오르는 것이 아니며, 어떤 급락장에도 모든 종목이 하락하진 않는다. 언제나 주도주는, 적어도 상승장에서 만큼은 항상 시장상승률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 연말 이후 가장 강하게 시장을 끌어 올린 종목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삼성전자다. 물론 연초부터 낙폭과대했던 모든 종목들이 강하게 상승했다. 이제 왠만한 종목이 왠만큼 올라왔다라는 건, 아무 부담없이 매수할 만한 종목이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시장의 돈은 무궁무진하지 않기 때문에, 매수포커스가 발생한다. 만약 앞으로도 삼성전자 포커스가 연속된다면 삼성전자라는 나무 주위에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고 그와 유사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 시키면 될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리드하에 있을 때, 시장에서 어필하지 못했던 쪽으로 돈의 흐름이 바뀐다면 그땐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사업종군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여야 한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시장에 돈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몰려있던 한 곳에서 돈이 분산되는 순간 시세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바구니에 과일을 골라 담고 있다고 가정하자. 서로 가져가겠다고 경쟁이 치열한 탐스러운 과일을 담겠는가, 아니면 아무도 별 관심 없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맛없어 보이는 과일을 담겠는가. 지금 내 바구니에 들어있는 과일을 들여다 보자. 탐스럽고 좋은 과일들만 담겨있다면 일단은 지금의 유동성 쇼핑타임을 즐길 필요가 있다. 만약 바구니의 과일에 매력도가 떨어진다면, 지금이라도 좋은 과일로 바꿔담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과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도가 더 떨어지기 마련이다. 주도주는 바로 이런 탐스럼고 먹음직스러운 과일과 같다. 인터넷뉴스팀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얼어버린 소방관, 추위도 이기지 못한 사명감 `존경` ㆍ`재밌는 세상` 귀여운 엄마와 노래하는 딸 영상 ㆍ금방 사라져서 더 놀라운 거대 괴물 발자국 ㆍ정준하, 유재석 다툼 "조정특집 도중 크게 싸워" ㆍ한가인 중전 당의입고 김수현과 재회?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