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리스크'로 휘청였던 롯데쇼핑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수익 둔화를 확인한데다 마트·카드 규제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데 입을 모았지만 매수에 나설 시기라는 데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한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4260억89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감소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액은 5조8736억원으로 9.5%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2705억8100만원으로 12.2% 줄어든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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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주요 수익원인 백화점 업황의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과 마트, 카드 등 주력 사업의 부진과 해외사업 영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 4분기 손익이 시장예상치를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백화점 기존점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3.8%로 전분기(6.8%)보다 크게 하락했다"며 "전년도 기저가 높았던 점도 있지만 빠르게 진행됐던 중산층의 소비 양극화가 일단락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트 수익성 중심의 영업이 지속되고 편의점 인수(Buy the way) 효과가 기대되서다.

이 연구원은 "다만 손익 전망에 대한 확신은 떨어진다"며 "이는 정부의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고 마트부문 해외 확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백화점의 리뉴얼 확장이 완료된 점은 긍정적이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영향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해외사업은 비중이 큰 중국마트 사업의 효율성 개선에도 경쟁심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손실 축소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롯데쇼핑의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8~8.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이를 감안해 중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 대비 초과 하락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주가는 당분간 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민간소비와 소매유통업 업황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강도 높은 전방위적 규제 칼날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롯데쇼핑은 많은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종속법인까지 감안하면 올 한해 동안 고통과 시련의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4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손윤경 연구원은 "현 주가는 실적 부진을 과도하게 반영한 수준"이라면서도 "기대했던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쉽지 않고 해외 법인의 손실 역시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기존 66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