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소녀처럼 때로는 여인처럼…카라, 아시아투어 '스타트'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와줘서 정말 기뻐요. 그동안 연락을 제대로 하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구하라는 공연 말미에 끝내 눈물을 떨궜다. 강지영도 “얼마 전 수술하신 엄마가 오셨다”며 “가족들의 소중함을 잊지 마세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걸그룹 카라는 지난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 겸 아시아투어 ‘카라시아’에서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9000여명의 관객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이날 무대는 카라가 일본에서 한국 걸그룹 중 소녀시대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한 비결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카라는 일본에서 앨범과 싱글을 합쳐 250만장을 팔며 지난해 앨범과 싱글, DVD만으로 약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07년 데뷔 후 5년간 히트곡 ‘허니’ ‘프리티 걸’ ‘워너’ ‘미스터’ ‘점핑’ ‘루팡’ ‘스텝’ 등을 부르며 때로는 귀여운 소녀처럼, 때로운 섹시한 여인처럼 천의 얼굴을 과시했다.

특히 솔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박규리는 탱고를 추면서 성숙한 여인의 관능미를 드러냈고 한승연은 가창력을 선보였다. 구하라는 사랑스러운 러브송을, 강지영은 기타를 직접 연주했다. 니콜은 마이클 잭슨의 의상을 입고 파워풀한 춤을 추며 ‘비트 잇(Beat It)’을 노래해 큰 박수를 받았다.

카라는 오는 4월부터 일본 5개 도시를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 아시아 6~7개국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라는 일본 팬들에게 사랑받는 매력 포인트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했다. 구하라는 “각자의 독특한 매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며 “지영이는 깜찍 큐티(귀여운) 이미지이고, 니콜은 할리우드 스타일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규리는 미의 여신답게 기품이 넘치고, 승연은 모범적인 여대생 타입이며 저는 팀 내에서 사랑스러움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규리는 “버라이어티 쇼에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다 보니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며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사랑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승연은 “지금처럼 헐렁하고 어수룩하게, 아무렇게나 웃는 모습을 친근하게 받아들여준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