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미로 일자리 찾아간다는 유럽 청년들
이들 5개국의 실업률은 10%를 훌쩍 넘는다. 스페인 같은 나라는 20%를 웃돈다. 더 큰 문제는 청년실업률이다. 스페인과 그리스 같은 곳은 무려 50%에 육박한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의 청년실업률도 30%나 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은 매년 50만~60만명의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흘러들어 ‘기회의 땅’으로까지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실직자 62%가 이민을 나가고 싶어하는 나라가 됐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독립 직후 자신이 첫 총리가 됐을 당시, 싱가포르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그나마 좋은 취업 자리는 필리핀 마닐라에 가서 가정부 노릇을 하는 것이었다고 씁쓸해했다. 그러나 리콴유가 총리 자리에서 물러날 때는 필리핀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와서 가정부로 일하는 처지가 됐다. 불과 한 세대 만에 뒤바뀐 상황이다. PIIGS 청년들이 나간다는 해외가 브라질 등 남미 국가다. 그들이 수백년 동안 식민 통치를 해왔던 나라들이다.
PIIGS의 기성 세대들이 퍼주기식 복지에 흥청망청하느라 나라 재정에 구멍이 났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남의 나라를 전전하고 있다. 젊은 인력의 해외 유출은 당장도 큰일이지만, 남유럽 국가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다. 마치 당장 나눠 먹으면 더 좋은 미래가 보장될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로 그득하다. 지금의 PIIGS 청년들이 그들의 아버지 세대를 향해 어떤 원망을 하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는지를 생각이나 해봤는지. 미래 세대를 책임지는 일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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