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프로 배구에 이어 프로 야구의 승부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한다고 한다. 모터보트 경주인 경정에서도 승부 조작 혐의를 포착했다는 소식이다. 아무리 흥행을 목적으로 한다는 프로 스포츠이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터지고 말았다. 더욱이 한국 체육계의 주전과 유망주들이 이번 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하니 한국 스포츠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물론 승부 조작 파문의 핵심은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설 도박 사이트에 있다. 국내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만 1000개가 넘고 규모도 3조5000억원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들 도박 사이트는 승패만 가리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베팅을 할 수 있도록 꾸며 스포츠 팬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갑자기 생겼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검찰이 수사를 하는 데도 애를 먹는다고 한다. 이들을 발본색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선수들이 승부 조작의 유혹에 빠져드는 이유는 다양하다. 선배들의 강요나 조폭들의 개입까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요인은 자신의 노력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메시나 호나우두는 그의 인기에 걸맞은 초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맨유는 박지성 선수가 무릎을 다치자 수술과 함께 1년간 재활 기간을 제공했다. 산소탱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경기 중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몸을 만든 것은 구단인 셈이다. 이들 스포츠 구단은 시장의 논리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안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선수들은 그에 걸맞은 연봉과 대우를 받게 하는 것이 이들의 소신이다.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것이 외국 프로 구단의 생리다.

물론 프로 스포츠 업계가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자생적인 출발이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재정적 한계에 봉착해 있는 구단도 많다. 그러나 이제 프로 스포츠도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 엄격한 룰 확립과 함께 진정한 시장 논리를 적용해야 선수들이 승부조작 유혹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