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잇단 매수…배당수익만 1000억원대
삼성생명의 외국인 지분이 역대 최고치까지 올랐다. 16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8.24%로 2010년 5월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외국인은 연일 ‘러브콜’을 날리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 순매수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분기(2011년 10~12월) 실적은 부진했으나 향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은 3분기에 145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57.7%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기대치에도 한참 못 미쳤다. 명예퇴직 위로금 지급과 임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고 오히려 일회성 이익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선 배당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4%를 비롯해 삼성물산 5.1%, 삼성중공업 3.4%, 호텔신라 7.4%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들로부터 받는 결산 배당금은 이번 분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증시 상승에 따른 금융자산 매각이익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투자 영업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299% 증가한 435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가 바닥이란 진단도 있다. 상장 이후 부진을 이어온 삼성생명 주가가 더 떨어지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순자산가치에도 주가가 못 미치기 때문이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설계사들의 생산성 개선, 방카슈랑스 채널의 공격적 영업 전개, 연금시장을 포함한 은퇴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 등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보험사들의 보장성보험 신규 성장이 둔화되고, 일부 회사는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올해도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생명보험사에 적극적 관심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하긴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윤태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최근 고금리 회사채를 편입하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약관대출에 집중해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 중”이라며 “하지만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업계의 이익 개선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중금리 반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