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 거주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41·사진)이 최근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러시아 주간지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증과 사실)’는 최신호에서 “김정남에게 현금 부족 문제가 생겼다”며 “고급 호텔 ‘그랜드 라파’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이 밀린 호텔비 1만5000달러를 내지 못해 얼마 전 17층 객실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그는 담보로 자신의 골드 비자카드를 맡겼지만 그의 신용카드 잔액은 비어 있었다고 이 주간지는 보도했다.

그간 김정남은 해외에서 풍족한 생활을 누려왔다. 체류비용은 북한에서 송금받으며 중국 당국이 신변을 보호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간지는 또 김정남이 마카오의 엘리트 주택가에 고급 아파트를 임대했지만 평소 집에서는 가족만 생활하고 자신은 고급호텔에서 지내기를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얼마 전까지도 현지 매춘부인 아름다운 여성들을 데리고 1인당 점심 식사비가 200달러나 되는 이탈리아 식당 ‘오로라’나 일식당 ‘텐마사’ 등을 자주 들를 정도로 호화 생활을 해왔다고 주간지는 보도했다.

김정남이 갑자기 현금난을 겪게 된 것은 최근 북한의 3대 세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1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며 “37년간의 절대권력을 (후계자 교육이) 2년 정도인 젊은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북한 노동당 정치국이 김정남에 대한 송금을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렸으며 중국 역시 김정은 체제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비슷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간지는 분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