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중심 최대한 낮게…속도 높이려 팔 흔드니, 어? 왼팔·왼발이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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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질주' 스피드스케이팅 체험
두 발 모양 11자 기본자세…걷기로 시작해 밀기·찍기
한 시간만에 허벅지 단단 "하체 근력 키우는데 최고"
두 발 모양 11자 기본자세…걷기로 시작해 밀기·찍기
한 시간만에 허벅지 단단 "하체 근력 키우는데 최고"
빙판 위에서 속도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스피드스케이팅은 ‘균형의 스포츠’였다. 전국동계체전 빙상 경기가 열리고 있는 17일 서울 공릉동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찾았다. 동계체전 기간이어서 선수들과 코치 가족들로 북적였다.
문을 열고 링크 안으로 들어가니 코로 들어오는 찬공기가 몸 속으로 퍼진다. 시합하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두 팔을 흔들며 힘차게 얼음을 차고 나가는 모습이 역동적이다.
스피드용 스케이트를 받아들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빙판에 익숙해져야 하는 시간이다. 좁고 길쭉한 스케이트의 끈을 꽉 조여야 한다. 발이 스케이트 안에서 흔들리면 발목에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꽉 조이면서 쥐가 날 것 같다.
빙판 위에 서는 것조차 버거운 ‘생초보’를 위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경력 15년의 김형래 강사가 1일강사로 나섰다. 김 강사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무엇보다 무게중심을 이용해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며 “이후 체중을 양 다리로 옮겨가며 중심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빙판 위에 두 발을 11자로 만들어 서는 게 기본 자세다. 발 사이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섰다. 허리와 무릎을 구부려 뒤로 주저앉지 않을 만큼 자세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초보는 얼음판에서 ‘걷기’부터 시작해 ‘밀기’를 거쳐 ‘찍기’까지 배우면 직선구간에서 자유롭게 달릴 수 있게 된다. 마찰력이 제로에 가까운 빙판 위에선 왼발을 들어 오른발로 버티고, 발을 바꿔 오른발을 들어 왼발로 버티기를 수십 차례. 처음엔 기우뚱하며 넘어질 듯했던 몸이 비교적 자연스러워졌다.
걷기가 자유로워지자 앞으로 나가기 위한 ‘밀기’ 강습이 시작됐다. 왼발로 체중을 버틴 채 오른발을 옆으로 밀어주니 몸이 천천히 앞으로 나간다.
밀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머리-무릎-발’이 일직선을 이뤄 다리 쪽에 온 체중이 실려야 한다는 것. 균형을 잡기 위해 엉덩이는 살짝 바깥으로 빼고 다른 다리는 빙판을 부드럽게 찍으며 밀어줘야 한다.
“미는 다리가 앞으로 빠졌다”는 지적에 화들짝 놀랐다. 축이 되는 다리의 90도 방향으로 정확하게 밀어줘야 한다는 것.
속도를 올리기 위해 팔을 흔드는 동작도 익힌다. 오른다리를 밀 땐 왼팔을 뒤로 뻗고, 왼다리를 밀 땐 오른팔을 뒤로 뻗으며 추진력을 높인다. 그러나 동작 순서에 얽매이다 보니 왼발에 왼팔이 나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길 수차례. 김 강사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처음부터 정확한 자세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다음 반복연습을 통해 모든 동작을 한번에 하면서 얼음을 잘 이용하는 걸 터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시간 남짓 스케이트를 타자 운동복 안에 땀이 차고 허벅지가 단단해졌다. 발은 저려왔다. 김 강사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빙판에서 속도를 즐기며 기록을 단축하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허벅지 엉덩이 허리 등 하체근력을 키우고 균형감각을 기르는 데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입문용 스케이트 15만원선…선수용은 250만원 넘어
스피드스케이팅 배우려면
스피드스케이팅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았다.
강습에 필요한 장비는 스케이트와 장갑 헬멧 스케이트복 등이다. 스케이트는 입문용으로 15만원 선에 살 수 있다. 장비를 풀세트로 갖추는 데는 20만~25만원이 든다.
1년 정도 배우면 스케이트를 중급용으로 바꾸게 되는데 가격이 100만원 선으로 높아진다. 선수용은 250만원 선.
스피드스케이팅을 배우려면 가까운 아이스링크에 강습을 신청하면 된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선 주 2회 단체강습을 비롯해 개인강습도 진행한다. 초보자가 직선동작을 모두 익히는 데에는 단체강습으로 3~4개월 정도 걸린다. (02)970-0501~3
태릉 외에도 서울 수도권에선 목동 고려대 광운대 한국체육대 분당 과천 안양 고양어울림누리 등의 아이스링크에서 배울 수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